[중국, 한국기업의 미래]이재용 부회장, 시진핑·리커창·왕치산… 최고수뇌부와 교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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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의 中인맥 쌓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앞줄 왼쪽)이 21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의 류옌둥(劉延東) 부총리와 만나 한중 경제무역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신화통신홈페이지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앞줄 왼쪽)이 21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의 류옌둥(劉延東) 부총리와 만나 한중 경제무역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신화통신홈페이지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들어 주요 유력인사들을 잇따라 만나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 정보기술(IT) 산업 거물들과 잇따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 제약회사인 미국 머크의 케네스 프레이저 회장,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 장관과도 만났다. 4월에는 일본 통신 3사 최고경영진과 연쇄 회동을 가지며 스마트폰 사업을 직접 챙겼다.

이 부회장은 어린시절부터 경영수업을 받으며 세계 유력인사들과 자주 만나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한 편이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중국 핵심관료들과 인연이 깊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해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 왕치산(王岐山) 정치국 상무위원 등과 수시로 만나는 등 중국 수뇌부와 깊은 교분을 다져오고 있다.

시진핑 주석과의 인연은 2005년 당시 저장(浙江) 성 당서기였던 시 주석이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을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4월 초 중국 하이난(海南) 섬에서 열린 보아오(博鰲) 포럼에서도 두 차례 면담한 두 사람은 중국 사업에 대한 장기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함께 리 총리를 베이징(北京)에서 만나 중국 투자 확대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성장 잠재력이 큰 통신 및 소프트웨어,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 진출을 위해 관련 부처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중국 사업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21일에는 류옌둥(劉延東) 중국 부총리와 만나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 관한 관심사를 주고받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류 부총리는 이 부회장에게 한국과 중국의 경제협력에서 삼성이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한다는 말을 건넸다. 또 중국 정부가 현지에 투자하는 외국기업들을 위한 여건조성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20일에는 먀오웨이 중국 공업정보화부 부장(장관)과도 만나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산업, 정보통신, 에너지, 중소기업 정책 등을 담당하는 공업정보화부는 한국으로 치면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를 겸하는 공룡 부처다. 먀오웨이 부장은 중국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리커창 총리의 중학교 동창으로, 유망한 차세대 정치인이다.

중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은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지난해 중국 시안(西安)에 총 70억 달러(약 8조800억 원) 투자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시안 공장을 통해 2014년부터 첨단 10나노급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시안 공장 투자는 삼성의 중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 부회장은 1월 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가 꼽은 ‘중국인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신문사는 “일반 소비자들을 감동시킨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을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중국인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인물 가운데 기업인으로는 이 부회장과 팀 쿡 애플 CEO 두 사람만 선정됐다. 그 밖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존 베이너 미 공화당 하원 의장,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 각국 정재계 지도자들이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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