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가 미래다]“오후 2∼5시 한사람이 100W만 줄여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원자력발전소 부품 비리사건에 따른 일부 원전의 가동중단으로 사상 최악의 여름 전력난이 예고된 가운데 에너지관리공단은 대대적인 에너지 절약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2차 석유파동 직후인 1980년에 설립된 에너지 절약사업 전담기관으로 전력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함께 전력수요관리 등 절전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13일 산업통상자원부 및 에너지시민연대 등 5개 시민단체와 ‘여름철 국민 절전캠페인’을 출범시켰다. 이번 절전 캠페인의 슬로건은 ‘100W 줄이기’. 여름철 냉방전력 사용이 급증하는 전력 피크시간대인 오후 2∼5시에 국민 한 사람이 전력 사용량을 100W씩만 줄이자는 운동이다. 1000만 명의 국민이 참여하면 원전 1기에 해당하는 100만 kW의 전력을 절약해 전력난의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취지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일상생활에서 ‘100W 줄이기’ 운동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도 제시하고 있다. 오후 2∼5시에 TV 1대를 끄거나 에어컨을 30분만 꺼도 100W 안팎의 전력을 절약할 수 있다. 또 집안이나 사무실의 백열전구 2개를 전력소모가 적은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로 교체해도 100W의 전력을 아낄 수 있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가전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상태에서 플러그가 꽂힌 채 낭비되는 대기전력이 가정용 전력소비의 6% 정도”라며 “절전형 멀티탭을 사용해 대기전력을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연간 50만 kW급 화력발전소 1기 이상의 전력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19일 대한상공회의소 등 3대 경제단체가 참여한 ‘절전경영 선포식’에서 산업계 절전 표준 매뉴얼도 제시했다. 전력수급경보 ‘준비’(예비력 400만∼500만 kW)에서는 실내온도를 26도 이상, ‘관심’(300만∼400만 kW) 단계에서는 28도 이상으로 유지하고, ‘주의’(200만∼300만 kW) 단계에서는 조업시간 조정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전력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산업체를 포함해 전 국민의 전기절약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무심한 전기낭비가 모여 심각한 전력난이 초래되면 국가적인 에너지 대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