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엉뚱해도 좋아… 사회공헌을 더 창의적으로 해봅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 창의개발硏 ‘C-Lab’ 문 열자 젊은이들 북적

1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지하 2층 C-Lab에서 열린 ‘소셜 이노베이터 미트업’에서 한 참가자가 자신의 사회공헌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1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지하 2층 C-Lab에서 열린 ‘소셜 이노베이터 미트업’에서 한 참가자가 자신의 사회공헌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14일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지하 2층. 퇴근을 앞두고 한산해질 때였지만 이곳은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른바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맞은 젊은이들이 모여든 것은 삼성전자의 ‘소셜 이노베이터 미트업(Meet-up·모임)’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창의개발연구소 ‘C-Lab(Creative Laboratory)’ 공식 오픈 첫날을 기념해 이 행사를 열었다. 삼성전자 직원뿐 아니라 학생, 벤처기업가, 다른 대기업 직원 등 100여 명이 약 160m² 규모의 공간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평소 마음에 담아뒀던 사회문제를 제기하기도 했고, 새로운 방법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대부분 서로 처음 만나는 사이였지만 C-Lab은 처음부터 수다로 시끌벅적했다. 한 참가자는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 세상을 바꾸는 일에 함께 하고픈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공헌을 위해 뭉쳤다는 동질의식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1시간 정도 친목을 도모한 뒤 3분 동안 자유롭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시간이 시작됐다. 홍익대 3학년 서리원 씨(22·여)는 “고철과 홍차 찌꺼기를 같이 끓이면 잉크가 되는데 이 방법을 인도처럼 공부할 여건이 좋지 않은 곳의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자”고 제안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는 인도 여행 때 ‘Give me one pen(펜 하나만 주세요)’이라고 외치는 아이들을 보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했다. 서 씨는 “잉크를 만드는 법은 인터넷에 다 나와 있지만 수많은 실험을 거쳐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조영상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책임연구원(35)은 “전기 없이 불을 밝힐 수 있는 발전기기를 만들려고 3개월 동안 혼자서 별짓을 다 해봤는데 실패했다”며 “기본 콘셉트를 생각해 뒀으니 나와 함께 이를 만들 제작자와 디자이너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밖에 ‘물과 표백제로 만든 전구를 네팔에 보내자’, ‘지역아동센터에 저소득층 진로교육 과정을 개설하자’, ‘미아 발생을 막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자’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발표가 끝난 뒤에는 문제의 다른 원인은 없는지, 비슷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은 없는지, 독특하고 창의적인 다른 시각은 없는지 등 아이디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조 책임연구원은 “발전기 제작에 관심 있는 분이 몇 가지 아이디어를 주고 갔다. 이번 행사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이날 행사에서 새로운 기술이나 구체적인 사회공헌 방법이 나온 것은 아니다. 대부분 키워드를 던지는 수준에 그쳤지만 참가자들은 서로 명함을 주고받으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계속 교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재정적 지원도 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주제로 이 같은 행사를 계속 개최할 계획이다.

원기찬 삼성전자 부사장은 “창의적인 생각을 가진 인재들과 함께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해나가기 위해 C-Lab 공식 오픈 첫날의 주제를 사회공헌으로 정한 것”이라며 “오늘을 시작으로 이곳이 자유롭게 상상력을 표출하고 꿈을 실현하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삼성전자#창의개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