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첫 여성 서비스본부장 한현미 전무 “서비스 품질은 건강검진과 같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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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한현미 서비스본부장(전무)이 항공기 모형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3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한현미 서비스본부장(전무)이 항공기 모형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항공사의 경쟁력은 곧 서비스 경쟁력입니다. 그러나 서비스 품질에 대한 평가는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어 절대 방심하면 안 됩니다. 마치 올해 건강검진에서 아무 이상이 없었더라도 내년 검진에서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과 같아요.”

아시아나항공 서비스본부장인 한현미 전무(53)는 간호사 출신답게 서비스 경쟁력 평가를 ‘건강검진’에 비유했다. 사람이 건강을 늘 돌봐야 하는 것처럼 항공사는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잠시라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였다.

13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만난 한 전무는 서비스 파트를 총괄한 지난 6개월의 시간에 대해 한마디로 “벅찼다”고 평가했다. 그는 2006년 12월 아시아나항공 최초의 여성 임원(상무보)으로 발탁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전무 승진과 함께 서비스본부장을 맡았다. 이 회사 전체 직원 1만여 명 중 서비스 파트 종사자는 5000명이 넘는다. 처음으로 여성에게 이 자리를 맡긴 것은 회사로서는 모험이었다. 게다가 한 전무는 승무원이 아닌 의료팀 출신이다.

한 전무는 “캐빈(객실) 승무원은 한정된 공간에서 고객들과 함께 숨쉬고 길게는 반나절 이상을 고객과 함께 생활한다”며 “이 때문에 서비스 경쟁력은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평가가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나항공은 각종 세계적인 여행 잡지로부터 5년 연속 세계 최고의 항공사로 선정됐지만 절대 안주하거나 교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기업의 경우 단 한순간의 실수나 전혀 뜻하지 않았던 사고가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됐던 ‘기내 승무원 폭행 사건’과 관련해 “회사가 고객 서비스 강화는 물론이고 승무원들의 스트레스 줄이기에 적극 나서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객실 승무원은 현재 3800여 명이고 이 중 매일 1000여 명이 항공기에 탑승한다. 한 전무는 이들과 최대한 교류하기 위해 수시로 공항에 나가거나 항공기에 탑승하고, 그마저 여의치 않으면 전화로라도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한 전무는 “외부 고객을 만족시키려면 우리 직원들이 먼저 행복해야 한다”며 “특히 여성이 많기 때문에 결혼이나 육아와 관련한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전무는 회사 내 여직원 비율이 55%에 이르는데도 여성 임원이 한 명뿐이라는 사실에 대해 “그동안 육아와 출산 등으로 여직원이 많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라며 “현재 승무원 출신 부장이 여러 명 있는 만큼 조만간 여성 임원이 추가로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아시아나항공#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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