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MSCI 선진지수 편입 또 실패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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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부터 5년 연속 불발… “국내증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한국 증시가 올해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지 못했다. 벌써 5년째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기대감이 크지도 않았던 만큼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선진시장과의 경쟁을 통해 저평가된 국내 증시가 재조명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 아쉽다는 반응이다.

12일 MSCI 지수를 작성하는 MSCI 바라사는 ‘2013 리뷰’ 결과를 발표하며 한국 증시가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MSCI 지수는 전 세계 6200개 기관투자가가 운용하는 펀드에서 운용 기준으로 활용하는 지표다.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와 함께 양대 주식투자 지표로 꼽힌다. 선진지수로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세계 주요 펀드들이 한국을 새로 편입하면서 국내로 외국인 투자금이 대규모 유입되고,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저평가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MSCI 바라사는 “한국 증시는 규모와 유동성 면에서 선진시장의 요건을 대부분 만족한다”면서도 “다만 외국인 투자가의 시장접근성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 신흥시장 지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대만도 선진지수 진입에 실패했고 그리스는 선진지수에서 신흥지수로 내려왔다.

한국 증시는 현재 다우존스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FTSE 지수에서는 선진지수에 포함돼 있지만 MSCI는 2009년부터 선진지수 편입 시도가 불발되었다.

김기경 한국거래소 증권시장선진화팀장은 “외국인 투자가가 국내 장 마감 이후에도 자유롭게 환 거래를 할 수 없다는 점이 감점 요인인 것으로 안다”며 “모든 펀드에 등록제를 실시하는 점도 외국인 투자가가 불편 사항으로 꼽는 점”이라고 말했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예전부터 MSCI 선진지수 편입 조건으로 외국 자금의 시장 접근성을 풀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하지만 우리 금융당국이 이런 요구 때문에 외국 자본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은 매우 낮으므로 당분간 선진지수 편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 대한 영향도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기대감이 워낙 낮아 실망감도 없는 상태”라며 “당장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MSCI 선진지수 관련 발표 뒤 코스피는 유로존 위기를 겪은 2011년을 제외하고 6개월간 6∼18% 상승했다.

선진 시장과 경쟁하며 국내 증시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무산된 것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MSCI 선진지수에 포함된 다른 국가와 비교해 매우 저평가돼 있다”며 “특히 정보기술(IT), 자동차 업체 등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종목이 많아 MSCI 선진지수 편입은 전반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증시#MS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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