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꼴찌는 뒤로 달리면 1등… 힘들면 틀을 바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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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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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헌 NHN 대표-박희은 이음 대표의 ‘공감강연회’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6일 개최한 ‘제1회 공감강연회’에서 김상헌 NHN 대표가 학생들에게 자신이 걸어온 길을 들려주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6일 개최한 ‘제1회 공감강연회’에서 김상헌 NHN 대표가 학생들에게 자신이 걸어온 길을 들려주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판사 생활에 만족했다면 지금은 남보다 못한 법조인이 됐겠죠. 하지만 ‘꼴찌는 뒤로 달리면 1등’이거든요. 내 삶이 힘들다 싶으면 틀을 바꾸세요.”(김상헌 NHN 대표)

“창업을 하겠다니까 친구들과 교수님이 말렸어요. 하지만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저를 믿는 게 중요했죠.”(박희은 이음소시어스 대표·사진)

행사가 3시간 넘게 진행됐지만 200여 명의 학생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강사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26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법학관에서 열린 ‘공감강연회’ 자리였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김 대표와 박 대표가 연사로 나와 각각 자신의 인생을 들려줬다.

공감강연회는 학생들이 멘토로 삼고 싶어 하는 선배들이 강사로 출연해 자신이 걸어온 길을 진솔하게 밝히는 행사로, 이번이 첫 번째다.

첫 연사로 나선 김 대표는 서울대 법대와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자신의 경력을 들려줬다. 학생들은 “우와∼” 하면서 감탄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자랑하려는 게 아니고 열등감 얘기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열등감을 느낄 경력은 아니다. 판사 생활을 하다 40대 초반에 LG그룹의 법무담당 부사장이 됐고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의 사장이 됐다. 하지만 문제는 상대적인 시선이었다.

그는 “법조계는 200명이 모여도 성적순으로 줄을 서라면 모두가 알아서 자기 등수를 찾아 줄을 설 정도로 서열의식이 강하다”며 “난 그중 꼴찌라 늘 뒤진 느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조급했고 친구들이 더 잘 된 사실만 보였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맘을 바꿔서 ‘제일 먼저 판사가 되지 못했으니 제일 먼저 기업 변호사가 되자’고 생각하고 LG 사내 변호사로 자리를 옮겼더니 다른 길이 생기더라”고 했다. 하지만 ‘다른 길’은 쉽지 않았다. 1997년 외환위기가 터졌고, 회사는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연봉도 깎였다. 회사가 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 속에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그 덕분에 기업 인수합병(M&A)과 각종 소송 등을 겪으며 기업 운영을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었다. NHN에 스카우트된 건 그런 위기를 넘긴 경험 덕분이었다.

그는 “창업 열풍이 부는데 세상이 복잡해진 요즘 같은 때는 전문경영인의 수요도 늘고 있어 월급쟁이도 나쁘지 않다”며 “문제는 변화하기 싫어하고 남들처럼 살려는 안주하는 마음일 뿐”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강연을 맡은 박 대표의 나이는 27세다. 강의를 듣는 학생들과 나이 차가 얼마 나지 않는 가까운 선배다. 그는 “졸업하고 취직하니 야근하느라 남자 만날 시간이 없어 직접 소개팅회사를 차렸다”고 말했다. 이음은 싱글 남녀를 이어주는 온라인 소개팅 서비스다.

처음 창업할 땐 주위에서 “네가 ‘마담뚜’냐”며 말렸다고 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하고 싶은 일을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믿는다면 주위 시선보다는 자기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약점, 모자란 점을 드러내고 도움을 달라고 부탁하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제가 재수할 때 학원에서 꼴찌였어요. 부끄럽지만 꾹 참고 친구들에게 ‘내가 꼴찌’라고 얘기했더니 저를 경쟁자가 아니라 ‘보살펴 줄 아이’로 생각하면서 도와줘서 성적이 오르더라고요.”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청년드림#김상헌#박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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