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 기업]스펙보다 열정과 실력… 채용기회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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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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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제 꿈은 한국전력공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겁니다.”

수원삼일상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4월 한전에 입사한 왕두성 씨가 밝힌 당찬 포부다. 올해 수도전기공고를 수석졸업하고 한전에 들어온 김예걸 씨는 “어학 실력을 키워 한전,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두 고졸 젊은이는 ‘스펙보다 열정과 실력을 중시하겠다’며 한전이 도입한 ‘열린 채용’ 덕에 채용기회를 얻어 당당히 이 회사에 입사했다.

최근 수년 동안 열린 채용을 실시한 한전은 이제 우수한 고졸 인재들이 가장 몰리는 기업 중 하나가 됐다. 취업 경쟁률은 수십 대 1 수준이다.

올해는 정규직 사원 818명, 청년인턴 1128명 등 모두 1946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인 818명은 공기업 28곳 중 가장 많은 규모로, 전체 공기업의 올해 정규직 채용 예정인원인 3675명의 20%가 넘는다. 한전 관계자는 “국내 전력수요의 성장 둔화와 발전 연료비 상승, 환율 변동 등 어려운 경영여건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우수한 인재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규직 예정인원 818명 가운데 213명은 고졸 출신으로 뽑을 예정이다. 모든 입사지원서에 학력 기재란을 없애고 블라인드 면접을 시행하며 군 미필자에게도 입사지원을 허용한다. 고졸 입사자들이 채용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한전 측은 고졸 우수 인력들이 회사에 들어온 뒤에도 대졸 입사자와 보직이나 승급, 급여 등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해 이들이 꾸준히 경력을 개발해나갈 수 있도록 신경을 쏟고 있다.

한전의 열린 채용은 고졸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한전은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해 여성과 지방 인재, 장애인, 취업보호대상자 등 취업 취약계층에 대한 가점제도를 둬 채용우대도 함께 시행하고 있다.

특히 여성 입사자의 증가율은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2011년 기준으로 한전의 여성 직원 비율은 15.2%(2958명)로, 다른 관련 분야 공공기관의 여성 비율 8.63%에 비해 크게 높은 수치다.

청년 실업을 줄이는 문제에도 한전은 일조하고 있다. 올해 1128명을 채용하는 등 청년 인턴제를 운영하는 것도 청년 미취업층을 대상으로 직무 체험과 취업역량 강화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청년 인턴은 인턴 과정을 마친 뒤 정규직으로 전환되거나, 공개 채용에서 서류전형 면제 등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인턴 과정 중에는 직무교육, 순환근무,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거치게 해 한전에 취업하든 다른 회사에 취업하든 회사 업무를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고 조직인으로서의 자세를 배울 수 있게 했다. 한전 관계자는 “청년 인턴제가 허울만 좋은 ‘임시 일자리 만들기’에 그치지 않고 ‘취업 사다리’가 되도록 제도 설계에 공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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