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절벽 협상 타결… 한국 경제 영향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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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수출 둔화 우려, 상당부분 걷혔다… 주가-금리 모두 상승 가능성

미국 정치권이 재정절벽(Fiscal Cliff·각종 감세혜택 종료 및 재정지출 삭감으로 경제에 급격한 충격이 오는 현상) 협상을 타결하면서 한국 경제에 청신호가 켜졌다. 유럽 재정위기와 함께 올해 한국 경제를 압박하던 두 가지 대외요건 중 하나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1일 기획재정부 및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이 부자 증세안에 합의하면서 재정절벽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위축되고 경제성장률도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재정절벽이 현실화하면 실업자 수당이 줄고 정부 지출이 삭감되면서 중산층의 소비 여력이 줄어 수출 위주인 한국 경제에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는 미국이 재정절벽 문제 해결에 실패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6%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소득층이 증세를 떠맡으면서 중산층이 현재 수준의 소비를 지속할 수 있게 됐고 미국 주택경기도 상승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미국 경기가 살아나면 한국도 수혜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 금융시장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주가 하락, 금융시장 불안 같은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주가와 금리가 모두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해 12월 31일(현지 시간) 하락세로 출발했던 뉴욕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1.28% 오른 13,104.14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도 2.0% 상승했다.

하지만 하원 통과 절차가 남아있고, 재정지출 삭감 여부를 둘러싼 협상도 두 달 뒤로 미뤄져 불씨가 완전히 꺼진 건 아니다. 이 때문에 이번 협상 타결이 금융시장에 단기 호재일 뿐 장기로는 불안이 남아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에 재정절벽 협상 타결 호재는 길게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지·문병기 기자 nuk@donga.com
#재정절벽#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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