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door]불황·추위에 돌아온 내의… 슬림+기능성 대세!

  • Array
  • 입력 2012년 12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밀레, 탈취 효과 있는 커피 성분 더해 체취문제 해결
블랙야크, 13가지 광물 사용… 삼림욕하는 쾌적함 느껴


직장인 박정은 씨(34)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20여 년 만인 올해 다시 겨울 내의를 입기 시작했다. 사무실 온도가 20도로 낮아져 낮에도 재킷을 입지 않고는 버티기가 힘들다. 또 불황으로 ‘마른 수건도 쥐어짜자’는 회사 분위기상 예년처럼 개인용 전열기를 사용하는 일도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박 씨는 “요즘 내의는 디자인이 예쁘고 얇아서 겉옷을 입었을 때도 내의를 입었다는 티가 별로 나지 않아 마음에 든다”며 “남편에게도 커플 내의를 선물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도 겨울 내의를 입는 일이 촌스럽게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두툼한 내의 때문에 옷맵시가 나지 않는 데다 착용감도 답답해 겨울 내의는 한동안 추위를 많이 타는 나이든 사람들이 입는 옷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불황이 깊어지면서 비싼 외투를 사는 대신 내의를 입는 이들이 다시 늘고 있다. 경비절감을 위해 난방온도를 낮춘 사무실이 늘어난 점도 이런 변화에 붙을 붙였다. 최근 들어서는 젊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친구 또는 배우자에게 겨울내의를 선물하는 경우도 증가하는 추세다.

○ 두껍고 답답한 내복은 가라

아웃도어 업계는 겨울내의 시장에서 기능성을 앞세운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밀레는 커피원두 찌꺼기에서 추출한 나노 입자를 원사에 주입한 ‘에스카페’ 원단을 쓴 ‘엠 심리스’ 팬츠를 밀고 있다. 땀을 흡수, 발산해 쾌적한 착용감을 유지하는 아웃도어 의류 특유의 장점에 탈취 효과가 있는 커피 성분을 더해 겨울 내의를 입을 때 고민거리인 체취 문제까지 해결한 것이다.

봉제선을 최소화하는 ‘심리스’ 공법을 쓴 것도 내의가 몸의 굴곡에 완벽하게 밀착되도록 해 보온력과 착용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마치 맞춤옷처럼 완벽하게 신체에 달라붙어 부위별로 적정한 체온을 유지하도록 하고 단열효과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몸을 움직일 때 착용감이 뛰어나 스키, 스노보딩, 등산 등 운동량이 많은 아웃도어 레포츠를 즐기는 이들에게 알맞다. 가격은 8만 원이다. 박용학 밀레 마케팅팀 이사는 “기능성 언더웨어 매출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며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은 편이어서 올해도 지난해보다 판매가 20%가량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보온, 흡습, 속건 효과가 탁월한 내의는 겉옷을 두 겹 이상 껴입은 효과를 주는 것은 물론 땀을 많이 흘려도 쾌적한 상태가 유지된다”며 “겹쳐 있는 아우터 수를 줄여 신체 활동성을 늘리고 동시에 체온저하를 방지하려는 겨울 스포츠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코오롱스포츠는 일본에서 특허를 받은 발열섬유 ‘엑스’를 사용한 ‘엑스 웜 스포티 라운드 티’를 선보였다. 엑스는 땀과 피부표면이 마찰을 일으킬 때 열이 나도록 설계된 원단이다. 엑스 웜 스포티 라운드 티는 이 같은 엑스 원단의 특성 덕분에 땀을 흘려도 빠르게 마르는 것은 물론 땀을 흘린 뒤 체온이 떨어지는 현상도 막아준다.

○ “삼림욕 하듯 쾌적한 착용감”

블랙야크는 석영을 비롯한 13가지 광물을 사용해 신체 기능을 높여주는 기능성 원단 셀리언트를 사용한 ‘에너벨 티셔츠’를 내놨다. 셀리언트는 체내 밸런스를 유지시켜 혈액순환 개선, 스트레스 해소와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원단이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체내 산소량을 7% 이상 증가시키고 삼림욕을 하는 것처럼 쾌적한 착용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가격은 6만 원이다.

써모라이트(Thermolite) 소재를 사용한 ‘하이로’ 시리즈와 메가히트 소재를 사용한 ‘메리언 티셔츠’도 블랙야크의 인기제품이다. 하이로 시리즈는 티셔츠는 6만8000원, 하의는 5만8000원이며 메리언 티셔츠와 팬츠는 각각 6만 원, 5만5000원이다.

기존 속옷업체도 디자인을 다양화하고 보온성을 높인 제품을 내놓고 있다. 비비안은 앙고라, 극세사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하고 최근 인기가 높은 화사한 꽃무늬 내의 제품군도 강화했다. 비비안 관계자는 “올해는 검은색이나 네이비 등 짙은 색 바탕에 크고 화려한 꽃무늬가 새겨진 제품이 인기”라고 말했다.

속옷 전문업체 ‘좋은사람들’은 발열 원단을 사용한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보디가드의 ‘히트엔진’은 발열소재 엑스에프(XF)웜을 사용하고 안감을 기모 처리해 보온성과 착용감을 높였다. 목 부분 디자인과 길이를 달리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퍼스트올로의 ‘열정’은 열을 발산하는 기능성 소재 에어로 웜을 사용해 보온성이 뛰어나며 소재가 얇아 착용감이 뛰어나다.

비너스는 등 부분을 특허물질이 포함된 바이오세라믹 발열원단으로 만든 ‘미라클 히트’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사람들이 추운 날에 체열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어깨를 움츠리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사람의 몸에서 열이 이동하는 동선이 어깨와 등이라는 점에 주목해 체내에서 발생한 열을 보존하고 이 열이 몸 전체에 전달되도록 한 것이라고 비너스 측은 설명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