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오토바이타고 알프스산맥 일주하기<1편>

  • 동아경제
  • 입력 2012년 10월 24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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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와 S를 완벽하게 즐기는 방법

모터사이클 투어링은 결코 쉽지 않은 취미다. 모터사이클에 대한 편견을 갖고 제대로 접해본 일이 없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며, 보다 잘 즐기기 위해서는 숙지해야 하는 것도 많다. 신체가 외부로 노출되어 외부 환경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도 한다.

하지만 모터사이클 투어링은 이런 쉽지 않은 점들 때문에 더욱 가치가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19일까지의 일정으로 독일과 오스트리아, 이태리를 넘나든 마운틴 헛 투어는 이런 가치를 새삼 깨닫게 했다. 오프로드와 온로드를 넘나들 수 있는 BMW 모토라드의 GS 시리즈는 더할 나위 없는 파트너였다.


#마운틴 헛 투어


BMW 모토라드의 GS 시리즈는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오프로드와 온로드를 겸하는 모터사이클을 콘셉트로 시작되었으며, 엔진 형식과 배기량에 따라 모델 분류가 달라진다. GS 시리즈가 높은 인기를 끈 이유는 단순히 그 기능 뿐 아니라 기존과 다른 콘셉트의 라이딩 스타일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독일 헤클링겐에 위치한 BMW 엔듀로 파크는 GS 시리즈를 즐기는 이들에게 성지와 같은 곳이다. 초심자는 물론 전문적인 엔듀로 라이딩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교육과 별도로 운영되는 투어링도 함께 진행한다. 이번에 참여하게된 마운틴 헛 투어(Mountain Hut Tour) 역시 엔듀로 파크 헤클링겐의 프로그램을 따른 것이다.


마운틴 헛 투어란 이름은 말 그대로 산중 오두막들을 경유하기 때문이다. 독일 남부와 오스트리아 서부, 이태리 북부 지역으로 이어지는 알프스 산맥 자락을 따라 투어링을 즐긴다. 약 2시간 간격으로 휴식 시간을 겸하며 깊은 산 속의 카페에서 쉬게 된다.

포장 도로와 비포장 도로를 가로지르는 투어링 일정은 총 3박 4일로 이 기간 동안 약 1,000km의 거리를 달리게 된다. 투어링 중 발생하는 유류비와 식비, 숙박 요금 등은 전체 투어링 요금에 포함된다. 그저 투어링을 즐길 뿐이다.

본래 헤클링겐의 투어 프로그램은 정해진 일정과 프로그램에 지원자들이 채워지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이번 투어링은 한국 라이더들을 위해 특별히 계획됐다. 본래 투어링 코스에서 난이도가 높은 루트는 제외되고, 인원 구성도 국내 BMW 모토라드 클럽인 ‘빌리 클럽’의 회원 11명이 참여했다.

한국의 참가자들이 지원한 프로그램은 사실상, 맞춤 투어링에 가깝다. 한국인 라이더들로만 구성된 팀이 꾸려지고, 비교적 초심자들로 구성된 참가자들에 맞게 난이도가 높은 오프로드 코스는 보다 완만한 코스로 재조정됐다.

참가 비용은 유로화로 1,190유로. 한화로 계산했을 때, 약 170만원 선이다. 언뜻, 만만치않은 금액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비용에는 3박 4일간의 모터사이클 렌트 비용과 유류대, 보험 등이 포함되며, 심지어 숙박 및 식사와 산중 오두막에서 즐기는 음료 비용까지 포함된다.

수리 비용이 발생했을 때, 면책 금액으로 보관하는 보증금 600유로는 별도다. 이 600유로는 수리 비용이 그 이상일 때 나머지 비용이 면책되며, 그 이하일 경우 수리비를 제외한 금액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수리 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은 단순한 긁힘 따위가 아니라, 완전한 파손일 때를 기준으로 해 합리적이다.

#초원을 달리다

참가자들의 모터사이클은 모두 BMW의 GS 시리즈. 배기량 1000cc 이상급 듀얼 퍼포즈(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모두 달리도록 개발된 모터사이클)의 원조격이자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R1200GS와 배기량 800cc 급인 F800GS, 단기통 650cc 엔진을 얹은 G650GS도 포함됐다.

먼저 R1200GS는 어떤 모터사이클 브랜드도 범접할 수 없는 최강의 듀얼퍼포즈 모터사이클이다. 물론 듀얼퍼포즈로 R1200GS보다 높은 출력과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모델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이 쫒고자 하는 상대는 언제나 R1200GS다. 본격적인 의미로 대배기량 듀얼퍼포즈 모델의 원조이자, 30년 동안 그 누구도 정상의 자리를 위협할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선택한 모터사이클은 F800GS였다. 이 선택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GS 시리즈 중 가장 절묘한 밸런스를 갖춘 것이 크다. R1200GS보다 배기량은 뒤떨어지지만, 출력은 장거리 투어링에서 흐름을 리드할 수 있을 정도다. 상대적으로 차체 크기와 무게가 가벼운 것도 큰 장점이다. 오프로드 라이딩이 포함된 투어에서 보다 가볍고 신나게 즐길 수 있으리란 계산에서였다.


한편, GS시리즈의 엔트리급 모델인 G650GS를 선택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고속 주행이 많지 않고, 좁고 선회각이 큰 코스에서 강점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과거 BMW가 즐거운 엔듀로. 즉, 펀듀로(Funduro)란 이름을 붙였던 F650GS의 직계 후속 모델로 엔듀로 라이딩에서도 그 즐거움이 극대화 될 수 있는 모터사이클이다.

각각의 장단점은 결국 모터사이클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라이더의 수준에 따라 장점이 단점이 될 수 있기도 하다. 물론 GS의 어원이 포장되지 않은 도로를 뜻하는 게렌데(galende)와 스트라세(strasse)의 머릿 글자를 딴 것인 만큼, 모든 모델들은 오프로드와 온로드를 동시에 달리는 이번 투어에 잘 어울린다.

출발지는 BMW의 본사이자 박물관을 겸하는 BMW 벨트(WELT). 투어 팀에는 BMW 엔듀로 파크 헤클링겐의 전문 인스트럭터와 팀 어시스턴트가 포함되어 선두와 후미를 각각 맡았다. BMW 벨트의 옥외 주차장에는 헤클링겐 주최의 다른 투어 팀들도 집결했다.

앞으로 이뤄질 투어링에 대한 언급과 주의 사항 등에 대한 브리핑은 BMW 벨트 내에서 이뤄졌다. 고속도로. 즉, 아우토반을 타고 뮌헨 시내를 벗어나 독일 남부의 알프스 자락으로 오스트리아로 향하는 일정. 시내를 벗어나 가장 흔히 만날 수 있는 것은 푸른 초원이다.

너무 차갑지도 그리고 너무 뜨겁지도 않은 공기였다. 말 그대로 초원의 풀을 스치는 바람. 부드럽고 상쾌하다. 투어링이 시작되기 바로 전날까지 흐렸던 하늘은 뭉개 구름 몇 개와 푸르름으로 지상의 녹색과

평화로움은 투어 코스가 독일 남부로 향하면서 더욱 커졌다. 차량 한 대가 다닐만한 좁고 구비진 길들은, 적어도 GS를 탄 이들에게는, 너무도 평화롭고 즐겁다. 충분한 출력과 포용력이 높은 서스펜션, 기본 장비된 ABS 브레이크 등은 갑작스러운 경사면이나 요철, 정차 시에 매우 유용하다.

이제는 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BMW는 가장 먼저 전용 ABS 브레이크 시스템을 대량 생산 모델에 적용한 모터사이클 브랜드다. 최초라는 타이틀도 중요하다. 하지만 ABS가 모터사이클의 표준적인 안전 장비로 정착되는데 기여한 부분은 더 높게 평가 받아야 마땅하다. BMW가 자사 모델에 ABS를 적용하면서, 경쟁 브랜드들도 자사의 모터사이클에 ABS를 장착하게 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번의 휴식 시간을 통해, 동행한 이들은 물론 투어 팀의 인솔을 맡고 있는 인스트럭터와 팀 어시스턴트와도 가까워졌다. 혼자서 라이딩을 즐기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겠지만, 동일한 관심사로 한데 모여 모터사이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역시 즐겁다. 하물며 국적이나 피부색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스타더스트와 별 헤는 밤

산의 능선을 지그재그로 잘라 낸 듯한 길은 의외로 경사가 높다. 진행 방향에서의 절대적인 경사보다도 초원으로 이뤄진 산의 경사와 진행면의 경사가 포함된 느낌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시야가 매우 넓다. 거칠 것이 없다. 오프로드가 아니더라도 시트에서 엉덩이를 떼, 선 채로 달릴 수 밖에 없다. 더 넓고 먼 시야, 그리고 공기가 온 몸을 감싼다. 겨우, 천장만 열어젖힌 자동차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감각이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국경을 넘어 달리자 스스로가 작게 느껴질만큼 거대한 봉우리들이 이어졌다. 전 국토의 2/3가 알프스 동쪽 산지를 차지한다는 말이 실감났다. 그 거대한 봉우리 중 하나를 관통해 잘츠부르크와 동티롤을 연결하는 펠버 타우에른(Felber Tauern) 터널을 지났다. 길이가 약 5km에 달하는 긴 터널이었다.

터널을 통과하면서 조금전보다 더 어두워졌다고 생각했다. 해가 완전히 질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산과 산 사이의 계곡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계획된 루트에 포함된 오프로드는 이전에 내린 비로 유실되어 되돌아가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남부 티롤(Tirol)에서 서쪽으로 달려 산중의 첫 숙소로 향했다. 높은 산들에 둘러쌓인 산장에 도착했을 때, 전통 의상을 입은 주인 내외가 직접 만들었다는 쉬냅스(schnapps)를 내줬다. 해가 거의 떨어져 꽤 쌀쌀해진 날씨에 몸을 덥히란 의미였다. 40도에 가까운 독한 술이지만, 무척 달았다.

저녁 식사는 현지 전통식으로 제공됐다. 작지만 따뜻한 분위기의 식당에서는 이웃 주민이 가족과 함께 기타를 연주했다. 첫 날 투어에 대한 만족도는 참가자 모두가 대단히 만족스러워했다. 저마다 인상적인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 충만함을 풀어놨다. 그리고 생각했다.

하루 종일 놀라움에 감탄했던 때는 언제였을까. 한 번도 인상을 쓰지 않아도 되었던 때는 언제였을까. 분명 처음 경험해보는 일은 아니다. 모터사이클에 타길 잘했다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당시의 공기와 스스로 내뱉던 숨, 한 눈에 들어온 장면, 내 앞의 길과 지나온 길이 모두 한 장면으로 기억나는 순간. 이 날 역시 그 때와 같았다.

밤 공기는 더욱 차가웠다. 숙소의 위치가 약 해발 1,700미터나 되니 하늘과 더 가까워졌으리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하늘이 너무 깊게 느껴져 더욱 멀어진 느낌도 들었다. 숙소 밖은 숙소에서 새어나오는 빛을 제외하곤 오직 별빛 뿐이었다.

담요 한 장을 들고 내려와 주인 아주머니에게 와인을 부탁했다. 이미 뭘 원하는지 알겠다는 눈치다. 테라스에 놓인 벤치에 기대 누워 음악을 선곡했다. 데이빗 보위의 스타맨(Starman). 산장 앞을 흐르는 계곡물 소리는 코러스. 마치 별이 노래하는 것 같았다. <2편에서 계속>

나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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