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르노삼성 디자인센터장 알랭 로네 상무 “디자인도 소비자 개성 표출하는 ‘맞춤형 차’에 집중”

  • 동아일보


“다음 달 출시 예정인 ‘뉴 SM5’의 모습은 기존보다 훨씬 역동성을 강조해 사실상 신차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앞으로 소비자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디자인에 주력하겠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디자인센터장인 알랭 로네 상무(50·사진)는 1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산업디자인 세미나 ‘오토데스크 커스터머 서밋’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다음 달 중형세단 뉴 SM5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페이스리프트란 현재 판매 중인 모델의 외관 디자인이나 동력성능을 개선한 모델을 말한다. 뉴 SM5는 로네 상무가 르노삼성차에서 양산차로는 처음으로 작업을 맡은 모델이다.

그는 “페이스리프트는 변화를 주는 데 한계가 있지만 차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기분이 들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페이스리프트를 맡은 모델은 모두 판매가 늘어난 만큼 뉴 SM5의 실적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다치아 ‘로간’, 르노 ‘트윙고’ 등 르노그룹 주요 모델의 페이스리프트를 맡았다.

그는 “최근 자동차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디자인의 변천사를 시대별로 소개했다. ‘우주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던 1950년대에는 날개를 형상화한 몸집 큰 차가 많았고, ‘히피’ 문화가 성행한 1970년대는 집처럼 쓸 수 있는 커다란 밴이 인기였다는 것이다.

이어 환경오염과 핵전쟁의 위험이 대두된 1980년대에는 방어심리가 자동차 디자인에 반영돼 차체 비율을 무시하고 큼직한 범퍼를 다는 게 유행이었다고 한다. 2000년대 들어서는 소비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유대감을 중시하고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르노 콘셉트카 ‘알피느 A110-50’
르노 콘셉트카 ‘알피느 A110-50’
이런 동향에 맞춰 르노는 콘셉트카(실험적인 디자인과 기술을 적용한 자동차)를 통해 운전자의 기분에 따라 외관 색상이 바뀌는 모델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그는 “향후 르노삼성의 디자인 방향도 소비자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맞춤형 차’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네 상무는 또 과거에 비해 자동차 디자인의 과정이 크게 발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동차산업의 초창기 디자이너에게 주어진 도구라고는 종이와 펜이 전부였지만, 이후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고 오토데스크 같은 전문 디자인 프로그램이 개발되면서 자동차 디자인이 급격히 향상됐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동차업체 입장에서는 막대한 개발비용이 드는 모델카를 일일이 만드는 대신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차의 실제 모습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르노-닛산 그룹에서 한국인 디자이너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자동차 디자인은 미국과 중국, 유럽 등지에서 호평받고 있으며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인적 교류를 통해 르노그룹에서도 한국인 디자이너들이 활약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르노그룹의 프로젝트인 고성능 브랜드 ‘알피느’의 재건 작업에도 르노삼성차 디자인팀이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르노는 지난달 파리모터쇼에서 알피느의 콘셉트카 ‘A110-50’을 선보여 업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로네 상무는 1991년부터 2000년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닛산 유럽기술센터 디자인 스튜디오의 총괄을 맡았다. 이후 르노와 닛산의 전략적 공동체인 르노-닛산 연합 출범에 따라 2000년 르노에 입사했으며 지난해 10월 르노삼성차 디자인센터장으로 취임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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