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간식의 요람… 美 캘리포니아 ‘피스타치오’ 농장 가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4일 03시 00분


열매 딸 때도 볶을 때도 자연 그대로

특수 제작한 기계가 나무를 흔들면 잘 여문 피스타치오 열매가 고스란히 기계의 받침대
로 떨어진다.(위) 수확된 피스타치오는 12시간 안에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저장시설(사일로)로 옮겨진다.(아래) 파라마운트 팜즈 제공
특수 제작한 기계가 나무를 흔들면 잘 여문 피스타치오 열매가 고스란히 기계의 받침대 로 떨어진다.(위) 수확된 피스타치오는 12시간 안에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저장시설(사일로)로 옮겨진다.(아래) 파라마운트 팜즈 제공
지난달 1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차로 3시간을 달리자 녹색 잎과 분홍빛 열매가 어우러진 거대한 농장이 나타났다. 샌와킨밸리의 로스트힐스에 있는 ‘파라마운트 팜즈’ 피스타치오 농장이다.

약 120km²에 이르는 대지에 풍성하게 자라난 나무의 가지 끝마다 분홍빛 피스타치오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피스타치오는 수분을 보호하는 부드러운 겉껍질 속에 단단한 속껍질이 있고, 그 안에 알맹이가 있다. 뜨거운 여름 햇빛과 태평양을 건너온 바람을 머금은 피스타치오는 날이 선선해지면 영근 열매가 중간의 단단한 껍질을 탁탁 열기 시작한다. 9월 초부터 10월 중순까지 집중 수확기다.

이곳은 최근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건강 간식의 요람이다. 다이어트의 트렌드가 ‘무조건 안 먹기’에서 ‘공복을 피하기 위해 매 끼니 사이에 건강에 좋은 간식 먹기’로 바뀌면서 이런 추세에 딱 들어맞는 견과류인 피스타치오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피스타치오는 30가지가 넘는 비타민, 미네랄, 식물성 영양소와 10가지 이상의 항산화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데다 심혈관 기능을 향상시켜 주고 콜레스테롤 흡수를 막는 피토스테롤 성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열량은 다른 견과류보다 낮아 30g(약 49개)에 160kcal 정도다.

연간 20만 t의 피스타치오를 생산하는 파라마운트 팜즈 농장은 전 세계 피스타치오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주산지다.

이날 농장에서는 피스타치오 수확이 한창이었다. 특수 제작한 차량으로 나무를 흔들어 열매를 떨어뜨린 뒤 곧바로 저장시설로 옮긴다. 이어 크기별로 분류한 열매를 깨끗이 씻고 건조시켜 회전식 기계에 넣고 볶는다. 이때 알이 굵고 고운 크림색을 띠는 것들만 ‘원더풀 피스타치오’라는 브랜드를 달 수 있다. 회전시키며 볶는 것은 피스타치오를 골고루 익히고 색감을 좋게 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었다. 볶을 때 오일을 넣지 않는 것도 눈에 띄었다.

파라마운트 팜즈는 지난해 6월 처음으로 한국에 원더풀 피스타치오를 팔기 시작했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특별히 한국에 가공공장을 두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무염(無鹽)이나 저염(低鹽) 제품으로 만들어 판다. 미국 외에 파라마운트 팜즈의 가공공장이 있는 곳은 한국과 인도뿐이다.

마크 매스턴 파라마운트 팜즈 부사장은 “좋은 성분을 자연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며 “한국에서도 건강 간식 열풍으로 내년 매출 50%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트힐스=박재덕 기자 stout@donga.com
#피스타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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