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올해 안에 가두점(로드숍) 1호점을 열고 드러그스토어 사업에 진출한다. 소진세 롯데슈퍼 겸 코리아세븐 사장이 이 사업을 맡는다. 4월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분스’, 8월 카페베네가 ‘디셈버투애니포’로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진입한 가운데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 홈쇼핑, 편의점, 대기업슈퍼마켓(SSM), 인터넷몰 등 유통의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롯데까지 가세하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 시작된 드러그스토어는 원래 의약품과 화장품, 잡화, 식품, 책 등을 같이 파는 상점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홍콩과 비슷하게 화장품과 잡화, 건강기능식품 등을 주로 파는 ‘헬스 앤드 뷰티 스토어(H&B 스토어)’ 형태로 자리 잡았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7월 서울 중구 남창동 코리아세븐 본사에서 강성현 롯데미래전략센터 이사를 주축으로 직원 10여 명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H&B 드러그스토어 준비에 들어갔다. 연내 가두점 1호점을 연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름과 용지, 상품 목록을 구성하고 있다. TF는 롯데슈퍼 소속이다. 편의점과 SSM의 노하우를 혼합하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1위 업체인 CJ올리브영이 직영점과 가맹점을 모두 운영하고 있고 매장 면적이 115∼300m²라는 점을 감안하면 드러그스토어의 운영 형태가 편의점이나 슈퍼마켓과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는 작년 하반기(7∼12월)부터 롯데미래전략센터에서 사업 타당성을 검토해 왔다.
현재 롯데마트 7개 점포에는 CJ올리브영이 ‘숍인숍(매장 내 매장)’으로 입점해 있다. 롯데는 드러그스토어 사업과는 별개로 이들 매장을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1999년 CJ올리브영이 국내에 드러그스토어를 처음 선보인 이후 드러그스토어 전체 매장 수는 2005년 40개에서 2008년 107개, 2011년 272개, 올해 9월 15일 현재 375개로 증가했다. 유통업계는 연내 드러그스토어 시장 규모가 5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 사업자 CJ올리브영과 GS왓슨스, W스토어에 이어 올해 롯데, 이마트, 카페베네가 뛰어들면서 시장은 더 팽창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다양하고 전문적인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수입 브랜드와 비쉬, 아벤느 등 약국용 화장품 등을 한 곳에서 비교해 가며 살 수 있는 드러그스토어가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체들은 단독 브랜드 및 자체상표(PB) 제품 등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7500여 가지 상품을 갖춘 CJ올리브영은 ‘버츠비’ ‘주스 뷰티’ ‘쓰바키’ 등 입소문 난 제품을 직수입한다. GS리테일이 홍콩 유통업체 AS왓슨과의 합작법인을 통해 운영하는 GS왓슨스는 세계적인 소싱 망이 강점이다. 코오롱웰케어가 운영하는 W스토어는 약사를 가맹점주로 유치해 100여 개의 전문의약품을 갖추고 있다.
분스는 제품 외에도 약국, 에스테틱, 미용실을 함께 입점시켰다. SKⅡ, 에스티로더 등 백화점 브랜드를 병행 수입해 팔고 ‘마리오바데스쿠’, ‘라포레’, ‘100%퓨어’ 등 단독 브랜드를 들여놨다. 디셈버투애니포는 다음 달 2호점인 ‘사당역점’을 열고 연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마포구 홍익대 인근, 영등포구 영등포동 등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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