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이는 소비자 잡는 비결은 ‘빠름 빠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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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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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업계 불붙은 속도전쟁

편의점 CU는 최근 업계 최초로 차에 탄 채 물건을 살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편의점을 선보였다. CU 제공
편의점 CU는 최근 업계 최초로 차에 탄 채 물건을 살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편의점을 선보였다. CU 제공
직장인 남모 씨(29)는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이나 우유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싶어도 주차한 뒤 내려서 물건을 사오는 게 번거로워 아침을 거르곤 한다. 출근시간에는 1분 1초가 아깝기 때문이다. 황모 씨(28·여)는 상품 배송을 기다리는 게 싫어 인터넷쇼핑몰 구매를 꺼렸다. 요즘 온라인쇼핑몰은 주문과 동시에 배송을 시작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하루는 지나야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이처럼 끊임없이 ‘살까 말까’ 망설이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속도전쟁’을 벌이고 있다.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심리적 여유까지 잃은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서는 구매에서 배송까지 경쟁업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승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편의점 CU(옛 훼미리마트)는 업계 최초로 차에 탄 채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T) 편의점을 서울 동작구 흑석동 SK주유소에 최근 선보였다. DT 창구가 입구와 출구에 있어 차에서 안 내리고 상품을 받을 수 있다. 패스트푸드점 세트메뉴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을 유제품 음료와 함께 묶어 세트로 판매한다. CU는 또 5월부터 서울 시내 62개 점포에서 전화로 주문한 물품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시범운영 중이다.

추가 비용 부담 없이 당일 초고속 배송을 내건 온라인쇼핑몰도 등장했다. CJ몰은 22일부터 500여 가지 상품을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주문 당일 받을 수 있게 한다. 평일 밤 12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구매한 물건을 당일 오후에 받을 수 있다. 일차적으로 패션잡화 화장품 등의 카테고리에 한정했지만 앞으로 신선식품이나 냉동 및 냉장제품으로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 쇼핑몰이 ‘당일 수령’ 정책을 내건 것은 속도를 높이는 것이 판매 증가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전현남 CJ오쇼핑 SCM팀장은 “물건을 빨리 받으면 그만큼 만족도가 높아지고 취소율이 낮아져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된다”며 “향후 전국으로 당일 배송 범위를 확대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이 고민할 시간을 줄여주는 것도 매출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CJ오쇼핑은 모바일 쇼핑이 주로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 저가 상품을 앞세웠다. 큰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의 상품을 내세운 것이다. 모바일 쇼핑을 통해 판매하는 상품에서 3만 원 이하 제품이 86.3%를 차지한다.

오픈마켓인 G마켓은 주이용층인 20, 30대 고객을 잡기 위해 3월 ‘마트 ON’ 서비스를 내놓았다. 오픈마켓은 개별 주문 건마다 배송 날짜가 다른데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구매한 제품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 G마켓 측은 서비스를 시작한 뒤 현재까지 판매량이 20%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유통업계#빠름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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