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줄여 책 펴내니 회사가 다시 보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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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출간 LG그룹 4인
회사생활 경험살려쓴 자기계발서-에세이 인기… 사내교육 교재 활용도

왼쪽부터 최고야 LG전자 연구원, 신인철 LG생명과학 과장, 김범준 LG유플러스 차장, 남재덕 LG CNS 부장. LG그룹 제공
왼쪽부터 최고야 LG전자 연구원, 신인철 LG생명과학 과장, 김범준 LG유플러스 차장, 남재덕 LG CNS 부장. LG그룹 제공
LG그룹 직원들 사이에 책 출간 열풍이 불고 있다. 회사생활의 경험을 살려 쓴 자기계발서나 경영서적, 에세이가 인기를 끌면서 인기 작가, 인기 강사 반열에 오른 사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김범준 LG유플러스 차장이 쓴 책 ‘회사어로 말하라’는 회사생활을 잘하려면 긍정적인 마음을 담은 ‘긍정어’, 자신을 낮추는 ‘겸손어’, 남의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조심어’를 써야 한다는 조언을 담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간된 뒤 지금까지 1만2000권이 팔렸다. 김 차장은 상사와의 대화를 소홀히 했다가 승진에서 누락된 뼈아픈 경험 등을 생생하게 녹여 낸 것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실적도 좋았는데 팀장 승진에서 누락됐죠. 억울해서 임원에게 따지기도 했는데 알고 보니 제가 사내(社內) 대화에 소극적이었던 게 문제였더군요.”

이미 국내외에서 20권의 책을 펴 낸 신인철 LG생명과학 과장은 최근 한 권을 보탰다. 그가 책을 쓰게 된 계기는 2001년경 경영학석사(MBA)에 도전하기 위해 미국 유학을 준비하다 좌절되면서부터. “갑자기 어머니가 쓰러지셨죠. 유학을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준비한 것이 너무 억울한 거예요. 그래서 스스로 공부하면서 얻은 지식을 책으로 펴 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신 과장은 ‘홀로 MBA’를 하면서 궁금한 게 생길 때마다 해외 석학에게 e메일을 보내 질문했다. 20권의 경영서적을 펴낸 신 과장은 또 한 번의 위기를 만난다. 공부에만 몰두한 가장에게 가족의 불만이 커진 것. 그러자 그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늘리면서 얻은 교훈을 토대로 ‘가족과 1시간―매일 만나는 행복한 기적’이라는 21번째 책을 썼다.

최고야 LG전자 연구원은 입사시험 합격 후 출근할 때까지 한 달 동안 아프리카 여행을 한 뒤 여행 에세이집 ‘잠보, 아프리카’를 출간했다. 그는 선배들에게 이 책을 선물해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남재덕 LG CNS 부장은 프로젝트 관리 노하우를 이순신 장군의 병법에 빗대 설명한 ‘조선의 프로젝트 매니저 이순신을 만나다’를 썼다. 남 부장은 이 책을 사내 교육에 활용할 계획이다.

하루하루 바쁘게 사는 직장인들이 어떻게 책 쓸 시간을 냈을까. 신 과장은 “잠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며 “출근길 자투리 시간에 자료를 읽고, 집에 들어와 글 쓰는 생활을 하면서 하루에 4시간밖에 잠을 안 잤지만 책이 나온 뒤 보람은 비할 데 없다”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LG그룹#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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