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G마켓에 물건 올렸다… 이베이에 동시에 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G마켓에서 휴대전화 케이스를 판매해 온 신모 씨(34)는 최근 이베이 쪽으로 눈을 돌렸다. 국내 온라인시장이 포화 상태라 해외로 진출하는 게 유망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실무적인 검토를 시작하자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었다. 신 씨는 “물건에 대한 설명을 영어로 작성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오픈마켓 1위 업체인 G마켓이 세계 최대 오픈마켓인 이베이에서 제품을 동시에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연내 선보인다. 신 씨처럼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판매자를 돕기 위해서다. 오픈마켓은 개인이나 소규모 판매자들이 자유롭게 물건을 판매하는 중개형 온라인쇼핑몰을 말한다.

이 서비스가 시작되면 G마켓에 등록된 국내 판매자들은 따로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G마켓에서 팔던 물건을 그대로 이베이의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다. 중소 판매자들의 온라인 수출 문턱이 대폭 낮아지는 셈이다.

G마켓과 이베이의 판매 연계를 위한 양측의 작업은 막바지 단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G마켓이 이베이 본사와 협의를 마치고 상품을 이베이에 연동하는 프로그램 개발업체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G마켓은 2009년 4월 이베이에 인수됐으나 지금까지 국내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영업해 왔다.

G마켓은 판매자가 이베이에서 상품을 판매할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판매자가 해외 판매를 희망하면 자동 번역 서비스와 글로벌 판매 교육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국내 중소 온라인쇼핑몰의 해외 진출이 급속히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온라인쇼핑몰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판매자들도 기술적, 심리적 장벽 때문에 수출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베이 ‘톱 레이티드 셀러’(우수 판매자) 출신인 이지수 씨(26)는 “경기 불황과 취업난으로 해외 온라인 판매에 젊은 세대의 관심이 높지만 정보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G마켓 측은 “좋은 상품을 갖고도 해외 시장을 뚫지 못하는 영세 판매자를 위한 서비스”라고 밝혔다.

이베이 측의 G마켓 연계 움직임은 주력 사업인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부문을 더욱 강화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베이는 최근 발표한 2분기(4∼6월) 실적에서 마켓플레이스 부문의 선전(善戰)에 힘입어 사상 최대인 34억 달러(약 3조9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이베이는 한국의 전자상거래 인프라와 제조업 경쟁력을 눈여겨보고 양질의 한국 판매자를 확보하려고 노력해 왔다. 이베이에서 물건을 파는 개별 판매자들이 늘면서 한국 쇼핑몰의 매출은 2008년 170억 원에서 매년 60∼100%씩 늘어 올해는 2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G마켓#해외판매연계 연내서비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