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공격 경영에 나서면서 전속 보험설계사 수가 1년 사이에 1만166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생보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3일 발표한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보험회사의 모집조직 현황에 따르면 삼성생명 전속 보험설계사는 이 기간에 2만9603명에서 3만9769명으로 증가했다. 2011회계연도 동안 생명보험회사, 손해보험회사 통틀어 전속 설계사가 1만9284명 늘었고 그중 절반 이상이 삼성생명 설계사들이었다.
한 보험사의 전속 보험설계사가 1년 사이에 1만 명 이상 늘어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점유율 하락으로 실적 압박을 받고 있는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이 대대적인 공격 경영에 나선 것이 배경에 깔렸다고 보고 있다. 삼성생명의 점유율(수입 보험료 기준)은 2000년 41.1%에서 지난해 26.2%까지 감소했다. 이 때문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생명의 점유율 하락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2010년 12월 삼성생명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매년 순익 10%, 외형 성장 10% 증대라는 목표를 제시해 경쟁사들을 긴장시켰다. 또 그는 지난해 5월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사이버FC(보험설계사)’ 제도를 도입해 공격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전속 설계사를 줄이는 대신 방카쉬랑스, 다이렉트 상품 등으로 판매 채널을 넓히려던 삼성생명의 영업 전략이 설계사를 늘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었다.
사이버FC는 영업점으로 출퇴근하지 않는 장점이 있어 자녀 양육과 교육에 전념하기 위해 퇴직한 주부 보험설계사들이 대거 재취업했다. 지난해 늘어난 1만여 명의 보험설계사 중 7500여 명이 사이버FC로 추산된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설계사를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한다. 한 생명보험회사 관계자는 “사이버FC가 출퇴근하는 설계사만큼 영업을 활발하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 확대에는 기여하는 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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