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den Champion]3M특허? 3년만에 독자기술로 맞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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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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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대 광학필름시장서 ‘성장가도’ 미래나노텍

김철영 미래나노텍 대표(오른쪽)는 광학필름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2575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충북 청원군 옥산면의 본사(왼쪽 위)와 기술연구소(왼쪽 아래)에서 임직원들이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미래나노텍 제공
김철영 미래나노텍 대표(오른쪽)는 광학필름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2575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충북 청원군 옥산면의 본사(왼쪽 위)와 기술연구소(왼쪽 아래)에서 임직원들이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미래나노텍 제공
“특허로 무장한 3M을 어떻게 이기겠느냐….”

김철영 미래나노텍 대표가 창업을 준비하던 2001년경, 액정표시장치(LCD)의 핵심 부품인 광학필름을 개발하기 위해 국내 중소기업과 대기업 여러 곳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항상 이런 답변만이 돌아왔다. 당시는 제품 생산에 필요한 화학약품부터 필름 원단, 금형장비 등 어느 하나 국내에서 제대로 만들지 못하던 시절이다. 김 대표는 “3M이 광학필름 시장의 독보적인 글로벌 기업인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기업들은 그 회사가 몇 개의 특허를 보유했는지조차 모른 채 ‘안 된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돌이켰다.

그는 국내 기업들로부터 투자는 물론 기술조차 도움받을 수 없게 되자 대학연구소를 직접 찾아다니며 제품 개발에 나섰다. 결국 3년 만에 3M의 기술을 모방하지 않은 독자적인 제품 생산에 성공해 LG전자와 첫 계약을 했다.

미래나노텍은 디스플레이 부품 소재 전문기업으로 2002년 8월 3억 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됐다. 삼성SDI 종합연구소 연구원 출신인 김 대표가 재직 시절의 업무였던 광학 분야의 경험을 기반으로 3M이 특허를 통해 독점하던 2조 원대의 광학필름 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미래나노텍은 국내 기업과의 거래에서 시작했지만 2009년에는 매출의 약 70%(1889억 원)를 중국 일본 대만 등으로의 수출에서 냈다. 2007년 10월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2575억 원, 영업이익 148억 원을 올리면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빠르게 덩치가 커지면서 2006년경 성장통(痛)을 겪기도 했다. 생산량은 급속히 늘었지만 이를 제대로 소화할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김 대표는 “많은 인력을 채용했지만 제대로 교육하지 못한 채 현업에 투입하다 보니 조직은 물론 제품 품질에도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특히 3M의 광학필름 분야 특허가 종료되자 다른 기업들이 3M의 기술을 모방해 앞 다퉈 생산하는 바람에 경쟁도 치열해졌다.

당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 기술이었다. 미래나노텍은 이때 빛을 모아주는 집광기능과 확산시키는 역할을 동시에 해내는 ‘복합멀티필름 UTE25’ 시리즈를 개발해 내놓았다. 기존에 두 장의 필름을 써야 했던 것을 한 장만으로도 같은 기능을 해낼 수 있게 한 이 제품이 꺼져가던 회사 성장엔진의 불씨를 되살린 것이다.

미래나노텍은 부품소재 기업으로서 빠른 투자 결정과 실행력을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사람을 선발할 때 ‘창의력’을 중시한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방법과 소재로 제품을 만들어보려는 도전을 하려면 결국 창의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김 대표의 소신이다. 이 회사 대외협력팀의 정소영 씨는 “에너지가 충만하고 창의력이 풍부한 인재를 찾기 위해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얼마나 잘 노는지, 여행 경험은 얼마나 많은지 등도 꼭 본다”고 말했다.

현재 이 회사는 3M이 독점하고 있는 교통표지판 및 대형 모니터와 전자칠판 등을 손으로 터치해 사용하도록 해주는 소재인 대형 터치패널 신제품을 개발해 세계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창업 이후 벌어들인 1000억 원의 이익을 모두 기술개발을 위해 재투자했다”며 “2016년에는 매출 2조 원을 달성해 3M과 같은 글로벌 부품소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미래나노텍#광학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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