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금융지주 회장 모두 PK… 경남고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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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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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갈이 끝난 은행권 수장들 면면

‘PK(부산경남)의 전성시대.’

20일 신동규 전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이 NH농협금융지주의 2대 회장에 선임되면서 올해 상반기 진행됐던 은행권 최고경영자(CEO)의 연쇄 물갈이가 마무리됐다. 눈에 띄는 현상은 우리 KB 하나 신한 농협 산은(올해 1분기 말 자산 규모 순) 등 6대 금융지주사 회장의 면면이 TK(대구경북)·고려대’ 출신 중심에서 ‘PK(부산경남)·관료’ 출신으로 재편되는 양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6대 금융지주 회장 외에 금융위원장과 전국은행연합회장 등도 모두 PK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PK 파워’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 6대 금융 수장, PK 경남고 두각

이날 선임된 신동규 농협금융 회장은 경남 거제 출신이다. 경남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기획관리실장과 수출입은행장, 은행연합회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11월 은행연합회장에서 물러난 지 반년 만에 농협금융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앞서 3월 하나은행장에서 하나금융 회장으로 승진한 김정태 회장도 부산 출신이다. 지난해 2월 취임한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도 부산 출신이며 3월 산은금융 사령탑에 오른 강만수 회장은 경남 합천이 고향이다. 어윤대 KB금융 회장(경남 진해),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경남 하동)까지 감안하면 6대 금융 회장이 모두 PK 인맥으로 채워졌다.

여기에 금융당국 수장(首長)인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3월 선임된 김종준 하나은행장 역시 부산 출신이다.

출신 고교도 경남고가 압도적으로 많다. 금융지주 회장 6명 가운데 강만수, 신동규, 김정태 회장이 경남고를 졸업했다. 경남고 출신은 금융계뿐만 아니라 재계에도 많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겸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겸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도 경남고 동문이다.

6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개인적인 인연도 눈에 띈다. 강만수 회장은 한동우 회장의 서울대 법학과 선배, 신동규 회장의 행시 6년 선배이다.

○ 관료 출신 급부상

관료 출신 금융계 CEO의 바람도 거세다. 현재 금융회사 CEO 중에는 강만수 회장(행시 8회), 신동규 회장(14회), 윤용로 외환은행장(21회), 김용환 수출입은행장(23회) 등 관료 출신이 4명이다. 어윤대 회장에 이은 KB금융의 2인자인 임영록 KB금융 사장도 행시 20회다.

한국은행과 금융권 유관기관에도 관료 출신들이 속속 자리 잡고 있다. 5월에는 행시 25회로 금융 관료 출신 중 가장 젊은 편인 김주현 전 금융위 사무처장이 예금보험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앞서 4월에는 정해방 전 기획예산처 차관(행시 18회)이 한은 금융통화위원에 임명됐다.

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이사장(행시 9회)과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16회), 박병원 회장(행시 17회), 장영철 자산관리공사 사장(24회) 등 지난해 취임한 금융 유관기관 수장들도 모두 관료 출신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모피아(MOFIA) 바람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모피아는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무부(MOF)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로 재무를 담당하던 관료들이 마피아처럼 세력을 구축해 산하기관을 장악하는 현상을 빗댄 표현이다.

한편 금융권 CEO들의 출신 학교는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 금융지주 회장, 사장, 은행장으로 재직 중인 총 17명의 CEO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5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와 성균관대가 각각 4명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외국어대가 2명, 연세대가 1명, 동국대가 1명이었다.

특히 올해 뽑힌 CEO 중에서는 성균관대와 서울대가 많았다. 3월에 나란히 발탁된 김정태 회장과 김종준 행장은 이순우 우리은행장, 김용환 행장과 함께 성균관대 동문이다. 서울대 출신은 신동규 회장의 가세로 강만수 회장, 한동우 회장, 임영록 사장, 하영구 씨티은행장 등 5명으로 늘어났다.

고려대 출신은 이팔성 회장, 어윤대 회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신충식 농협은행장 등 4명이다. 한국외국어대 출신은 윤용로 행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등 2명이며 최흥식 하나금융 사장은 연세대,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은 동국대를 졸업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금융지주#부산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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