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브릭스시장 3위 굳히기’ 부릉∼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31일 03시 00분


4월 18만3409대 판매 근소한 차로 르노닛산 제쳐
中-브라질 공장 연내 준공… 신흥시장 입지 굳건해질듯

대표적인 신흥시장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지역에서 글로벌 자동차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유럽 일본 등 기존 선진시장의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새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업체들이 일제히 신흥시장의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면서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판매 5위인 현대·기아자동차는 브릭스 지역에서는 경쟁업체들과 3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브릭스 지역에서 전년 대비 5.5% 증가한 18만3409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브릭스 지역의 전체 자동차시장 성장률은 4.1%로 신차 수요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기아차의 4월 시장점유율은 7.5%로 근소한 차로 르노닛산(18만2924대)을 앞서며 폴크스바겐(31만940대), 제너럴모터스(GM·28만6910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브릭스시장은 폴크스바겐과 GM이 1, 2위를 번갈아 차지하고 있고 현대·기아차는 르노닛산과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올 들어 4월까지 현대·기아차의 누적 판매량은 69만8966대로 르노닛산(70만1681대)에 약간 뒤져 있다.

자동차업계는 올해 7월 준공을 앞둔 연간 생산능력 30만 대 규모의 현대차 중국 3공장, 11월 준공 예정인 연산 15만 대 규모의 현대차 브라질 공장을 통해 현대·기아차가 르노닛산을 제치고 브릭스 지역 3위를 굳힐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음 달 착공하는 기아차 중국 3공장이 2014년부터 가동에 들어가면 브릭스 지역에서 현대·기아차의 입지는 더욱 굳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시장의 경제 상황에 맞춰 전략 모델을 개발하는 현지화 전략도 현대·기아차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시장에서 대당 26만9999∼37만5394루피(약 600만∼825만 원)의 초저가 경차 ‘이온’, 중국에서는 준중형차 ‘아반떼’의 현지형 모델인 ‘랑둥(朗動)’을 내놓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브라질 공장에서는 전략 소형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 차에는 가솔린 등 화석연료와 바이오 에탄올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플렉시블 엔진’을 장착한다. 신한투자증권 최중혁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신흥시장에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브릭스 지역 3위가 마냥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3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르노닛산이 러시아 최대 자동차업체인 압토바즈의 보유지분을 기존 25%에서 50%로 늘리기로 결정하며 올해부터 러시아시장에서 대대적인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브릭스 지역에서 아직 6위에 머무르고 있는 도요타는 올해 말 브라질에 새 공장을 준공하고 브라질 전용 소형차 ‘에티오스’를 출시하는 등 현지화 강화 전략인 ‘글로벌 비전’을 통해 2015년까지 신흥시장에서 총 8종의 전용 소형차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피아트그룹도 스즈키와의 제휴를 통해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브릭스 지역은 향후 글로벌 업체들의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현대#기아#브릭스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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