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한국-미래-한주 등 4개 저축은행, 금융지주사에 넘길 방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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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후보 마땅한 대안 없어”… 당국, 4곳에 직간접 요청금융지주들은 추가인수 난색

금융당국이 3차 저축은행 구조조정 때 영업정지된 솔로몬, 한국, 미래, 한주 등 4개 저축은행을 금융지주회사에 넘기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복수의 금융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 같은 방침을 정하고 최근 신한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에 영업정지된 4개 저축은행을 인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도 “금융지주회사가 유력한 인수 후보”라며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을 인수해 줄 것을 금융지주사에 직간접적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이런 방침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저축은행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금융지주회사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부실 저축은행을 기존 저축은행이나 건설사 등에서 인수하도록 유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기존 저축은행이 인수한 곳은 부실 규모만 커졌고, 건설사 같은 비(非)금융회사의 인수에서는 대주주 횡령이나 불법대출 등 폐단이 나타났다.

또 솔로몬, 한국, 미래저축은행은 규모가 커서 금융지주 이외에는 인수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은 현실적인 이유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솔로몬저축은행을 정상화하려면 최소 3000억 원, 한국저축은행은 2000억 원 이상 필요할 것으로 금융계는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하나씩 인수한 신한, 우리, 하나, KB 등 4대 금융지주는 추가로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인수한 저축은행도 수익모델이 없어 고민인데 하나를 더 인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지난해에는 억지로 떠맡겨서 어쩔 수 없었지만 이번에는 절대로 안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도 “저축은행을 인수해 달라는 사인을 보내오긴 했는데 당국의 의지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며 “올해는 지난해처럼 그렇게 떠맡으라고 하지는 않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금융당국의 인수 요청에도 저축은행 업계 1위였던 솔로몬저축은행이나 부실 규모를 가늠하기 힘든 미래저축은행은 새 주인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끝내 주인을 찾지 못하면 예금보험공사가 부실자산을 떼어낸 뒤 가교저축은행을 세워 당분간 운영하는 과정을 밟게 된다. 다만 부실 규모가 작은 한국저축은행이나 총자산이 1502억 원에 불과한 한주저축은행은 어렵지 않게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금융#은행#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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