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민들 헛걸음 대형마트 강제휴무를 본격적으로 실시한 첫날인 22일 서울 성북구 길음동 이마트에서 고객들이 철문에 붙은 휴점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화동 롯데마트 김포공항점 매장은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다른 사람과 어깨가 부딪칠 정도로 붐볐다. 걸어서 5분 거리인 이마트 김포공항점이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대형마트 첫 강제휴무 실시로 이날 문을 닫자, 법적으로 대형마트가 아닌 ‘쇼핑몰’로 등록돼 있어 정상영업을 한 롯데마트에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손님이 몰려든 것이다.
대형마트 업계 ‘빅3’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매장 114곳이 문을 닫은 이날 곳곳에서는 강제휴무가 실시되는 것을 모르고 매장을 찾았다가 허탕을 친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이마트 미아점을 찾은 임정란 씨(51·여)는 휴점 안내문을 보고 “남편 생일상을 준비하러 나왔다”며 “(이마트) 옆에 숭인시장도 문을 닫았으니 버스를 타고 수유재래시장까지 가야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유통업계는 대형마트 휴무로 갈 곳을 잃은 손님들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지하철 잠실역과 연결된 롯데백화점 잠실점 입구에는 식품코너 할인판매 행사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다. 이날 같은 건물 내에 있는 롯데마트 잠실점이 문을 닫은 걸 모르고 찾아온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홈플러스는 이날 강제휴무가 실시된 지역의 점포 중 기존에 오전 10시에 문을 열던 곳들의 개장시간을 10일부터 오전 9시로 앞당겼다. 또 휴무를 앞둔 20, 21일 이틀간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한 고객에게 100% 경품을 주는 스크래치식 복권을 제공하고 특별 할인행사도 진행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도 강제휴무일에는 영업을 할 수 없도록 한 데 대해 불공정 규제라고 반발했다. 신선식품을 파는 등 상품 구성이 비슷한 오픈마켓과 백화점, 홈쇼핑은 별다른 규제를 하지 않으면서 대형마트 쇼핑몰만 휴무일 배송 금지 등 족쇄를 채우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우리가 문을 닫아서 고객들이 실제로 전통시장으로 간다면 규제의 명분이 살지만 이런 식이라면 재미는 엉뚱한 곳(다른 인터넷 쇼핑몰)이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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