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글로벌 제약-화학기업 머크 한국법인 쾨닉 사장 “한국은 혁신의 파트너… 생산시설 투자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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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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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투자 매력은 자유무역협정(FTA), 혁신적이며 국제화된 기업, 높은 수준의 대학입니다. 한국은 혁신에 의해 움직이는, 혁신의 파트너입니다.”

세계 최고(最古) 제약 및 화학기업인 머크의 한국법인 한국머크의 유르겐 쾨닉 사장(58·사진)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본사의 전략에 따라 한국 내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쾨닉 사장은 “FTA로 많은 기업이 법인 설립, 생산시설 투자, 수출 등을 위해 한국에 진출할 것”이라며 전망했다.

머크는 지난해 10월 경기 평택시 포승 머크첨단기술센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응용개발연구소를 세웠다. 이곳은 독일 본사 연구소와 똑같은 구조와 장비를 갖춰 화제를 모았다. 그는 “독일 외에 응용개발연구소를 세운 건 한국이 처음”이라며 “앞으로 설비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머크는 1668년 독일 다름슈타트의 작은 약국에서 시작해 글로벌 제약 및 화학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는 “머크는 한 분기가 아닌 한 세대를 보고 투자한다”며 “100여 년 전 액정 기술을 처음 발견하고 연구개발(R&D)을 계속해 사업화에 성공한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쾨닉 사장은 머크 가문이 344년간 가족기업을 유지한 비결로 두 가지를 꼽았다. 주주 가족들이 자신보다 회사의 이익을 앞세우고 배당 대신 회사 내에 자금을 유보해 미래를 대비했다는 것이다. 머크 가문 사람이 회사에서 일하려면 다른 회사의 임원으로 일한 경력과 자체 시험 통과라는 엄격한 관문도 통과해야 한다. 현재 머크 가족 중 경영에 참여하는 사람은 없다.

그의 사무실 문에는 ‘Call me 쾨닉 님’(쾨닉 님으로 불러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년 전 수평적이고 효율적인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사장부터 말단 직원까지의 호칭을 한국어의 존칭인 ‘님’으로 통일했다. 그는 “회의 때 직책을 부르면 1000원씩 벌금을 내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문화를 바꿨다”며 “중요한 것은 호칭보다 결속력과 팀워크”라고 말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기업#무역#유통#유통가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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