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92주년/다시 뛰는 금융리더]열정과 패기로 글로벌 톱50 목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30일 14시 48분


코멘트
김종준 신임 하나은행장은 하나금융그룹이 세계 50위 안에 진입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행장이 이달 22일 열린 취임식에서 하나은행 깃발을 흔들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김종준 신임 하나은행장은 하나금융그룹이 세계 50위 안에 진입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행장이 이달 22일 열린 취임식에서 하나은행 깃발을 흔들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하나금융그룹은 앞으로 5년 동안 전국적인 영업망을 가진 두 개의 은행이 한 지붕 안에서 ‘동거’하는 초유의 실험을 해야 한다. 두 은행이 같은 가족이긴 하지만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선의의 경쟁이라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상대의 영역을 침범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서로 감정이 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22일 취임한 김종준 신임 하나은행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하나금융그룹 전체가 안고 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하나은행의 실적을 올려야 하는 동시에 경쟁자이자 동반자인 외환은행을 배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만 보고 달려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새롭게 한 지붕으로 들어온 가족까지 챙겨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김 행장은 하나금융그룹 자회사로 편입된 외환은행에 대해 “외환은행은 하나금융이 글로벌 톱 50 은행이 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경쟁자가 아니라 동반자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환은행과의 불필요한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양보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외환은행에 대해서는 배려를 하겠지만 다른 은행을 상대로는 전투의지를 고조시키고 있다. 김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지금은 머리가 아니라 손과 발로 생각할 시점”이라며 실행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행장은 취임식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전략이 아니라 이미 세운 목표를 향한 실행력”이라며 “영업기반 강화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종준 행장
김종준 행장
그는 “하나은행은 영업기반이 되는 고객의 예금이 경쟁 은행들보다 적다”며 “비유하자면 지반이 약해 집을 확장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영업기반을 강화해 흔들리지 않는 은행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행장은 “22년 전 영업점 2개, 직원 200명으로 출발한 하나은행이 현재 국내 4대 은행의 위치에까지 올랐다”며 “하나은행의 강점은 최고의 패기와 남다른 영업력”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우리에게 창업정신과 열정이 남아있는지 반성해봐야 한다”며 “‘자주, 자율, 진취’라는 창업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김 행장은 직원들에게는 “권위 의식을 버리고 직원과의 소통을 중시하며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제도를 확립하겠다”며 “고객들과도 만나는 횟수를 늘리도록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김 행장은 1956년생으로 경복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 하나금융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했다. 이후 하나은행 삼성센터 지점장과 임원 부속실장, 기업금융그룹 담당 부행장, 가계금융그룹 담당 부행장 등을 거쳐 최근까지 하나캐피탈 사장을 지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