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초고가 향수 잘나가는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6일 03시 00분


자기만족 ‘작은 사치족’ 늘어
백화점 작년 매출 65% 성장

고객 유혹하는 고가 향수들 최고급 전문가 향수 브랜드를 한데 모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퍼퓸숍’은 천연 성분과 품질, 희소성 등을 내세운 향수들을 판매하며 최근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고객 유혹하는 고가 향수들 최고급 전문가 향수 브랜드를 한데 모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퍼퓸숍’은 천연 성분과 품질, 희소성 등을 내세운 향수들을 판매하며 최근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일반 향수 대비 3∼10배로 비싼 초고가(超高價) 향수 브랜드들이 백화점에서 각광받으며 전체 화장품 매출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은 25일 초고가 향수 브랜드의 매출이 지난해 말 일반 향수 매출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성장률이 일반 향수보다 2배 이상으로 높다고 밝혔다. ‘크리드’ ‘아쿠아 디 파르마’ ‘세르주루텐’ 등 초고가 향수 브랜드들은 향수 문화가 발달한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향수나 브랜드에 정통한 이들만 알아본다는 ‘전문가(connaisseur) 브랜드’로 통한다. 브랜드 인지도는 명품 패션 브랜드의 이름을 단 대중적인 향수보다 낮지만 장인정신과 희소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이 특징이다. ‘크리드 스프링플라워’는 250mL에 55만 원,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는 100mL에 22만5000원 등으로 가격도 만만치 않다.

신세계백화점 전국 전 지점에서 지난해 일반 향수 매출은 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7% 성장했으나 초고가 향수는 같은 기간 65.6% 성장하며 34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최고급 향수 브랜드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1월 1일∼3월 25일) 대비 39.1% 늘어나 일반 향수(17.2%)를 앞지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초고가 향수가 각광받게 된 계기로 비교적 적은 투자로 만족감을 만끽하려는 ‘작은 사치족’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향수는 의류만큼이나 개성을 표출하기 좋은 아이템으로 꼽힌다. 경기 불황의 여파로 옷을 사는 데 큰돈을 쓰지 못하지만 향수만이라도 최고급품을 사용하며 심리적 만족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고객이 늘었다는 뜻이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기업#백화점#유통#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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