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 VS캠리, 4人4色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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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4일 0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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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치열한 국내 중형세단 시장이 토요타자동차 신형 캠리의 가세로 점점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초 한국에 상륙한 캠리는 지난 2월에만 721대를 팔아 단숨에 수입차 판매 1위 모델로 등극했다. 이에 맞서는 국산 중형세단은 기아자동차의 K5와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르노삼성차의 SM5 등이 있다.

한국토요타는 캠리를 출시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국산 중형차들은 시장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반면 선택의 폭이 넓어진 운전자들은 은근히 완성차 업체들의 전쟁을 즐기는 눈치다.

지난 20일 서울 외곽순환도로에서 작지만 눈길을 끄는 이벤트가 열렸다. 현재 일본차를 타고 있거나 아니면 미래에 구매의사 있다고 밝힌 잠재 고객 4인이 만나 K5와 신형 캠리를 직접 비교하는 시간을 가진 것.

4인은 현재 그랜저HG의 오너이면서 과거 렉서스의 RX450h를 경험했던 정진영 씨(45·건설사 이사), 토요타 프리우스의 오너이면서 과거 SM7을 몰았던 안수련 씨(43·국악인), SM3의 오너이면서 K5에 관심이 많은 배수경 씨(33·아나운서), 신차 구입을 놓고 K5와 신형 캠리를 저울질하고 있는 송백훈 씨(45·자영업) 등이다.

이들은 K5 가솔린, 캠리 가솔린, K5 하이브리드, 캠리 하이브리드 등 서로 다른 4대의 차를 교대로 운전하며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197km를 달린 뒤 각자의 시승소감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하이브리드, “가속력 별로지만, 연비는 놀랍다”
이날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모델은 단연 K5 하이브리드와 캠리 하이브리드. 특히 두 차의 연비에 관심이 집중돼 운전자들은 공인연비와 실제 주행연비를 비교해가며 평가했다. 공인연비는 K5 하이브리드 21.0km/ℓ, 캠리 하이브리드 23.6km/ℓ이다.

“두 모델을 놓고 고민 중”이라는 송백훈 씨는 시승이 끝난 뒤 “장단점이 뚜렷하다. 이번 시승이 차후 선택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았고, 승차감도 두 차 모두 우수했다”면서도 “가속성능은 기대보다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캠리 하이브리드에 대해 “운전습관에 따른 연비의 편차가 심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비 측정에서 각각 18.6km/ℓ(K5 하이브리드), 15.3km/ℓ(캠리 하이브리드)를 기록했다.

반면 안수련 씨는 승차감은 캠리 하이브리드, 핸들링은 K5 하이브리드가 더 좋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K5에 대해 부드러운 가속페달과 뛰어난 디자인, 캠리는 시야가 넓고 정숙성이 앞선다고 각각의 장점을 꼽았다. 그의 연비는 각각 20.0km/ℓ(K5 하이브리드), 19.1km/ℓ(캠리 하이브리드) 이었다.

정진영 씨는 K5 하이브리드에 대해 디자인이 뛰어나고 정확한 핸들링이 장점이라고 꼽았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하체의 단단한 느낌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단점은 두 차 모두 가속성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캠리의 실내 디자인이 조잡하다고 평가했다. 그의 연비는 각각 17.9km/ℓ(K5 하이브리드), 19.5km/ℓ(캠리 하이브리드)이었다.

이날 시승한 K5 하이브리드는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친환경 차이다. 하이브리드 전용 누우 2.0리터 가솔린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 30kW급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191마력을 발휘한다. 판매가격은 3135만원.

캠리 하이브리드는 2.5리터 4기통 앳킨슨 사이클 가솔린엔진과 THS II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무단 자동변속기(e-CVT)를 적용해 203마력을 발휘한다. 판매가격은 4290만원.

#“경제성은 K5, 정숙성은 캠리가 앞선다”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K5와 캠리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평가가 나왔다.

“상대적으로 K5의 가격이 낮고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구매할 의사가 있다”는 배수경 씨는 시승이 끝난 뒤 경제성은 K5, 정숙성은 캠리가 뛰어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K5는 약간 거친 느낌이 들었지만 다이내믹한 운전이 즐거웠고, 캠리는 묵직하고 조용했지만 운전의 재미는 조금 덜 한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송 씨도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그는 “K5의 핸들링이 민감해 운전하는 재미가 있었지만, 하부소음이나 정숙성은 캠리를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 씨는 “사실 K5를 처음 운전해봤다.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핸들링이 정확하고 하체도 탄탄했다. 하부 소음이 크고 가속성능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좋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캠리는 역시 정숙성이 뛰어나고 가속성능에서 K5를 앞서는 느낌이다. 하지만 디자인이 떨어지고 운전이 밋밋했다”고 말했다.
#“어떤 차를 살지 쉽게 못 고르겠다”
이날 시승에서 4인이 기록한 연비의 평균치는 캠리 가솔린 14.7km/ℓ, K5 가솔린 15.8km/ℓ, 캠리 하이브리드 19.4km/ℓ, K5 하이브리드 18.9km/ℓ이었다. 가솔린은 K5, 하이브리드는 캠리가 약간 우세했다.

4인은 두 모델의 연비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장단점은 분명했다고 입을 모았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특성상 처음 출발할 때 조금 반응이 느려 답답한 것은 앞으로 차를 살 때 고려해봐야 할 부분이다. 두 모델의 차이를 크게 못 느꼈지만 굳이 따지자면 K5는 경제성, 캠리는 정숙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배수경)

“연비는 캠리 하이브리드가 우수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K5 하이브리드가 약간 더 높게 나왔다. 승차감과 안정성, 운전재미 등에서 서로의 장단점이 분명해 한 대를 고르라면 선택은 쉽지 않을 것 같다.”(안수련)

“나의 경우 캠리 하이브리드 연비가 공인연비보다 8.3km/ℓ나 덜 나왔는데, 평소처럼 조금 거칠게 운전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정숙성은 캠리, 디자인과 경제성은 k5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캠리 구입을 조금 더 고민해봐야겠다.”(송백훈)

“캠리도 좋은 차지만 구입비나 유지비 등 경제적인 면을 고려할 때 K5를 압도할 만큼 우수하다는 것을 못 느꼈다. 실내공간이나 디자인에서 오히려 K5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정진영)

이들은 종합평가에서 경제성과 디자인은 K5, 정숙성과 승차감은 캠리가 우수하다는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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