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재현 회장, 내달초 베트남서 ‘CJ 포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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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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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이재현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급 임원단이 다음 달 초 베트남 호찌민 시에 모인다.

최고위 경영진이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향후 그룹의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CJ그룹 글로벌 포럼’이 이곳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공개적으로 그룹 계열사 CEO들을 해외에서 모아놓고 회의를 여는 것은 2006년 5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지난번 글로벌 포럼 이후 6년 만이다.

이 회장이 베트남을 글로벌 포럼 장소로 선택한 것은 여러모로 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CJ의 글로벌 포럼이 열리는 때는 우선 국내 베이커리 시장의 라이벌인 SPC그룹이 호찌민에 첫 파리바게뜨 점포를 내는 시점(29일)과 불과 1주일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베트남에서 CJ푸드빌이 운영 중인 뚜레쥬르는 14곳의 직영점 중 12곳이 흑자를 내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지난해에는 그룹이 선정한 최우수 경영사례에 뽑혔을 정도. 국내 베이커리 시장에서 SPC에 밀리고 있는 CJ로서는 베트남 시장에서의 우위는 어떻게든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베트남을 방문해 쩐득르엉 주석을 만나는 등 현지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도 CJ에 자극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의 경우 롯데리아가 현지에 100여 곳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호찌민에는 롯데마트도 2곳의 점포를 내놓은 상태다.

신 회장의 베트남 방문은 이 같은 상황에서 현지 유통사업 진출의 속도를 높이고 테마파크 등 새로운 사업에도 진출할 기회를 잡기 위해서라고 재계는 보고 있다.

이 같은 롯데의 움직임은 CJ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CJ는 이미 베트남 현지 극장체인을 인수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벌이며 테마파크 사업 가능성을 타진 중인 데다 또 다른 주력 업종인 식·음료와 외식사업도 롯데와 모두 겹친다. 이 회장의 베트남 방문은 이 같은 상황에서 현지 사업에 힘을 실어줘 롯데와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이 회장이 6년 만에 해외에 사장단을 공개 소집하는 것이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이 회장의 부친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동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벌이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명재산 분할 청구소송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CJ그룹이 이맹희 전 회장의 소송 준비에 깊숙하게 개입한 정황이 이미 드러난 점을 감안할 때 이재현 회장이 베트남 방문을 전후해 해외에서 아버지와 상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CJ 홍보팀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이 중국에 가서 부친을 만날 계획은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최근 미국 하와이에서 누나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을 만나 최근 소송제기 과정에서 “이미 끝난 일”이라며 자신의 편을 들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기업#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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