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의 애플, 게임기 시장으로 영토 확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더 뉴 아이패드’ 무게보다 화질개선에 치중
‘태블릿PC로 게임’ 노린 새로운 무기 분석

애플이 새로 내놓을 태블릿PC ‘더 뉴(The new) 아이패드’는 고화질(HD) TV보다 화질이 더 선명하지만 전작인 아이패드2보다 두껍고 무겁다.

▶본보 9일자 B1면 애플 ‘The new 아이패드’ 공개…


모바일 단말기는 들고 다닐 때 편해야 하는 게 가장 큰 덕목이다. 애플이 새 제품을 내놓으면서 이동성에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해상도에 집착한 이유는 무엇일까. 애플이 태블릿PC로 게임기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애플은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 4개 나라에서 더 뉴 아이패드를 출시한다. 이에 대해 아이패드용 콘솔 게임을 출시했던 미국 에픽게임스의 마이크 캡스 대표는 “애플이 아이패드로 대용량 고화질 게임을 즐길 수 있게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 흔적이 보인다”고 소개했다. 더 뉴 아이패드는 9.7인치 ‘레티나(망막) 디스플레이’ 화면에 2048×1536(약 310만 화소)의 해상도를 갖췄다. 해상도가 아이패드2의 4배로 HD TV(1920×1080)보다 더 높다.

또 유선 인터넷의 속도에 버금가는 무선 인터넷인 롱텀에볼루션(LTE)을 쓸 수 있다. 언제 어디서든 고화질의 대용량 게임을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들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비해 인기 콘솔 게임기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360’이나 소니엔터테인먼트의 ‘플레이스테이션3’는 TV나 모니터 같은 별도 화면이 있어야 게임을 할 수 있다. 아이패드처럼 들고 다니면서 게임을 할 수 없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더 뉴 아이패드의 특성을 해상도(resolution)와 혁명적(revolutionary)이라는 단어를 결합해 ‘레졸루셔너리(resolutionary)’라는 신조어로 정의했다. 애플이 최근 자사의 신제품으로 고화질의 게임을 즐기고 있는 직원의 동영상을 유출한 것도 게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의도를 넌지시 흘린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에 따르면 아이패드1, 아이패드2는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5500만 대가량 팔렸다. 반면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3는 출시 이후 약 6200만 대, 엑스박스 360은 약 6500만 대가 판매됐다. 더 뉴 아이패드를 시작으로 이동성과 고해상도를 겸비한 태블릿PC가 연이어 등장하면 태블릿PC의 판매량이 콘솔 게임기 판매량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모바일 게임업계 전문가는 “앱스토어에서 스마트폰용으로 각종 게임을 만들고 있는 개발자들이 태블릿PC를 겨냥한 게임을 만든다면 시장 판도가 역전될 수 있다”면서 “애플이나 구글 등 다양한 단말기에서 동시에 쓸 수 있는 게임을 만들면 훨씬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통적인 게임기를 선호하는 게이머도 많고, 이미 콘솔게임 시장이 온라인 게임 시장에 밀려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애플이 전체 게임기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