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남양유업 ‘우유 넣은 커피’ 공방 2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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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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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카페 비쌀 이유 없다” vs “화이트골드 가격 왜 올렸나”

남양유업이 2010년 말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판매를 시작하며 일었던 ‘우유를 넣은 커피’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화학적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 대신에 무지방 우유를 사용했다’는 남양유업의 공세에 밀리던 동서식품이 “우유를 넣은 커피가 더 비쌀 이유가 없는데도 남양유업이 고가정책을 펴고 있다”며 가격 논란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 동서식품 “카제인이 우유보다 비싸”


동서식품은 8일 “무지방우유 고형분은 kg당 1만2780원으로 기존 커피믹스에서 우유 맛을 내기 위해 쓰고 있는 카제인나트륨(kg당 1만3600원)보다 싸다”고 밝혔다. 이어 “카제인나트륨보다 가격이 6%가량 싼 우유를 넣어 커피믹스를 만들면 가격도 기존 커피믹스보다 그만큼 싸야 한다”며 “남양유업이 ‘우유를 넣은 커피=고급 커피’라는 식으로 고가(高價) 정책을 쓰는 것은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이 ‘싼 재료’인 우유를 쓰고도 오히려 비싼 원료인 카제인나트륨이 들어있는 기존 제품보다 가격을 높게 받는 것은 소비자를 현혹하는 일이라는 것이 동서식품의 견해다.

남양유업은 “비교 방식이 잘못됐다”고 맞받아쳤다. 카제인나트륨의 kg당 가격이 우유에 비해 약간 높은 수준인 것은 맞지만 실질적으로 카제인나트륨과 같은 효과(맛)를 내려면 2.5배가량의 우유를 넣어야 해 제조원가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동서식품이 우유를 넣은 ‘맥심 화이트골드’를 내놓으며 기존의 ‘맥심 모카골드’보다 가격을 올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동서식품은 또 커피믹스 안에 들어있는 우유 함량이 아주 적기 때문에 ‘우유를 넣은 커피가 몸에 좋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1봉지에 들어있는 단백질, 유당 등 영양성분의 양은 무지방 우유 200mL 한 컵의 200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동서식품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동서식품은 우리 회사의 광고를 문제 삼아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신고를 하는 등 온갖 방법으로 우유를 넣은 제품을 비방해왔다”며 “동서식품이 우리 제품을 따라 하는 ‘미투’ 상품을 내놓은 것만 봐도 누가 옳은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남양유업 “크리머 시장 진출할 것”


남양유업은 커피믹스 시장에서 단숨에 2위 자리로 치고 오른 기세를 이어 동서식품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크리머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생각이어서 두 회사의 대립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크리머가 커피 외에도 다양한 음식에 사용되는 데다 자판기 커피 등 여전히 수요가 상당하다고 판단해 직접 크리머 제조에 뛰어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크리머는 유제품인 만큼 우유 시장에서는 선발주자이고 규모 면에서도 더 큰 기업인 우리가 동서식품보다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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