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올해 들어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유망한 재테크 수단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국제시장에서 금의 선물시세는 온스당 170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금에 투자할 수 있는 각종 골드뱅킹 상품을 선보이면서 투자자들을 유혹 중이다. 하지만 금값이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는 만큼 투자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 신한 국민은행 등에서 판매
우리은행은 지난달 골드뱅킹 상품 2종을 선보였다. 지난해 8월 골드뱅킹 인가를 받은 우리은행은 당시 금값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자 상품 출시 시기를 미뤄 왔다. 하지만 올 초 들어 금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자유입출식 ‘우리골드투자’와 자유적립식 ‘우리골드적립투자’를 동시에 내놨다.
이들 상품은 고객의 거래 편의를 위해 투자자가 직접 지정한 목표수익률, 또는 허용손실률에 도달하면 이를 자동으로 문자메시지를 통해 통지해준다. 또 직전 3개월 평균 금값보다 자동이체 지정일의 전날 금값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낮을 때는 매입량을 자동으로 늘리고 반대로 높을 때는 매입량을 자동으로 줄여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수시입출금식인 ‘우리골드투자’는 통장으로 자유롭게 금을 그램(g) 단위로 사고팔 수 있으며 자유적립식 ‘우리골드적립투자’는 적금처럼 금을 꾸준히 적립할 수 있는 상품이다. 2월 말 현재 502계좌, 10억 원어치가 팔렸다.
국민은행의 KB골드투자통장은 1만 계좌를 돌파했다. 2일 현재 판매량이 1만81계좌, 350억 원 상당으로 팔린 금의 중량은 544kg이다. 국민은행은 2010년 11월 골드뱅킹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9월부터 다시 판매를 시작했다.
KB골드투자통장은 국제 시세에 따라 원화로 금을 매매하고 금값 또는 환율의 추이를 보며 매매차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신규로 투자할 때 금을 1g 이상 예치하고 이후엔 0.01g 단위로 거래하면 된다.
신한은행도 2009년 5월부터 ‘달러&골드테크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환율의 영향 없이 국제 금값에 따라서만 수익률이 좌우되며 달러화 외화예금이 있는 고객이 직접 금을 사고팔며 수익을 낼 수 있다. 기존에는 갖고 있는 외화를 원화로 환전하고 상품 가입을 해야 했기 때문에 환전수수료 부담이 있었지만 이 상품은 이런 환거래 비용을 없앴다.
또 지정한 가격이나 수익률에 도달하면 요청한 수량만큼 자동으로 매매할 수 있는 예약매매서비스, 금값 변동내용을 휴대전화로 알려주는 SMS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의 전체 골드뱅킹 상품(원화 및 달러 투자 상품 합계)은 2일 현재 11만 계좌 이상이 팔렸으며 판매액을 원화로 환산하면 4675억 원이나 된다.
○ 금값 하락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도
국제 금값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온스당 700달러 선을 유지했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9월에는 1920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최근에는 거품이 약간 진정되면서 온스당 1700달러 초반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이면서 전문가들은 앞다퉈 금을 가장 유망한 원자재로 꼽았다.
다만 지난 10년만큼 앞으로의 금 투자도 반드시 유망할 것으로 장담할 수는 없다. 금값의 향후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저마다 천차만별의 진단을 내리고 있다. 금이 펀드, 예·적금 등 일반적인 투자수단과 달리 배당이나 이자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점, 또 곡물이나 원유 등 다른 원자재와 달리 실용성이 전혀 없다는 점도 금값의 버블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은행의 골드뱅킹 상품들은 금값이 급락하면 원금이 손실될 가능성이 언제든지 있는 고위험 상품이다.
따라서 금 투자는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한 뒤 투자전문가와 상담해 조심스럽게 결정해야 한다. 금 매입 이후에도 자주 금값 동향을 체크하면서 자기 계좌의 수익률을 점검해보는 부지런함이 요구된다.
골드뱅킹은 보통 실물거래 없이 계좌 잔액으로만 금이 거래되는 금융상품이지만 실제 금을 돈을 주고 사서 집으로 가져올 수도 있다. 신한은행은 시중은행으로는 유일하게 ‘골드바(금괴)’를 1kg과 100g 단위로 직접 판매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제조사가 만들어 환금성이 뛰어나지만 비싼 금을 직접 보관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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