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기 충격 실물까지 악영향… 광공업생산도 31개월 만에 감소

  • 동아일보

1월 동향 전년대비 2% 하락

유럽발 재정위기가 실물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국내 산업생산이 31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1월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 줄었다. 광공업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6월(―0.6%) 이후 2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수출과 내수가 위축된 가운데 지난해 2월이던 설 연휴가 올해는 1월에 있어 조업일수가 줄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자동차(―6.9%) 영상음향통신(―4.8%) 등 주요 수출제품의 생산이 부진했다. 출하는 내수가 4.5% 줄고 수출은 0.3% 증가에 그쳤다. 재고는 전년 동월 대비 20.9%나 증가했다. 출하가 줄며 재고가 쌓여가는 것은 물건이 안 팔리는 불경기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설비투자가 전년 동월보다 7.8% 증가했지만 이는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반도체 설비 확대에 따른 것으로 경기 상황과 큰 연관성은 없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판단이다. 내수지표인 소매판매는 차량연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와 컴퓨터 등 내구재의 판매가 늘면서 소폭(전년 동월 대비 0.9%) 증가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99.7)도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99.3)는 지난달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세계경제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으로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했다”며 “연말 연초 효과 및 명절 효과를 감안하면 지표에 따른 경기 판단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거시경제 협의회에서 “유로지역의 경기부진 여파로 1∼2월 수출 신장세가 5%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당분간 미국 경제의 회복 조짐에도 수출 부문이 눈에 띄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