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시오 자본가님들! 내 자본주의 어찌 되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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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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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FT, 애덤 스미스 이름 빌려 위기탈출 해법 제시

“여보시오. 자본가님들, 내 사랑하는 자본주의는 어찌 되었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0일 애덤 스미스가 ‘세계 자본가들’ 앞으로 보내는 편지를 실었다. 애덤 스미스(1723∼1790·사진)는 ‘국부론’을 써 자유무역 이론의 주창자로 널리 알려진 영국 고전경제학의 창시자. 영국 투자그룹 칼라일의 공동 창업자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의 글을 이런 형식으로 소개했다.

여러 나라가 흔들리고, 시위는 흥분되고 실업률은 오르고, 적자는 늘어만 가니 자본주의 장점들은 의문을 받고 있구려. 내 지난 수백 년간 지켜본 바 자본주의를 앞으로 수백 년 더 지속시키기 위해, 아니면 적어도 지난해보다 올해 더 잘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떠올라 펜을 들었소.

먼저 자본주의가 사실상 세계 어디에서나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에 승리를 거둔 것을 보니 기쁘네. 이러한 승리는 자본주의의 가장 큰 장점인 생산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창출해 주는 데 성공했기 때문인데, 이는 나를 포함해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거라네.

자본주의가 완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내가 자본주의가 단지 다른 대체물보다 더 낫다고 했을 뿐이라고 한 것에서도 알 수 있지. 기본적인 두 가지 결점이 있는데 하나는 부의 창출에 대한 자신감이 지나치게 넘쳐 지속 불가능한 거품을 일으켜 결국 파국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며, 둘째는 부의 창출에만 매진하다 보니 부적응자나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뒤처지게 하는 각종 불균형이 나타나는 것이지.

자본주의 단점을 치유할 단순한 처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 떠오르는 것을 얘기하면 유로와 유럽연합(EU)을 꼭 구할 것, 미국 재정적자 문제는 대통령 선거를 기다리지 말고 해결에 나설 것,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새로 부상한 시장’들을 세계 경제에 편입시켜 글로벌 문제를 푸는 과정에 참여토록 할 것을 당부하네. 마지막으로 소득 불균형의 주요 요인은 열악한 기초교육 여건, 그리고 일자리와 필요한 인재 간의 괴리가 점차 커지는 데 있는 만큼 국가는 청소년의 교육 훈련과 성인의 재교육에 우선순위를 두어 달라는 거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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