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는 못 줄이고 대신 대중교통 이용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6일 2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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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비를 줄이고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지만 자녀 사교육비는 줄이지 않는다.' 약 1500만 명의 회원을 가진 신한카드 전체 회원들이 2008년 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3년8개월간 결제한 명세를 통해 확인된 최근 소비 트렌드다.

5일 동아일보가 신한카드에 의뢰해 조사한 카드 회원들의 카드이용 행태에 따르면 전체 카드결제 금액중 외식비 결제 비중이 2008년 11.6%에서 올해 10.6%로 감소한 반면 입시학원, 토익학원 등 각종 학원비 결제 비중은 같은 기간 1.9%에서 2.8%로 높아졌다. 가정주부 양모 씨(42)는 "첫째 아이가 올해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수학 학원을 추가로 다니고 있다"며 "애들이 뒤쳐질까봐 학원을 안 보낼 수는 없고 대신 식비나 외식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난에 토익이나 외국어 학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재취업을 위한 중장년층의 직업교육이 늘어난 점도 학원비 결제 비중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기름값 때문에 주유비 카드 결제 비중이 떨어진 점도 눈길을 끈다. 전체 카드 사용액 중 주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18.4%에서 2011년 14.9%로 크게 하락했다. 유류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가급적 자가용 이용을 줄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대중교통 카드결제 금액은 같은 기간 452억 원에서 1254억 원으로 3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대표적인 여가 활동인 여행과 스포츠 지출 비중도 감소했는데, 특히 해외여행과 관련해 카드결제 비중이 같은 기간 2.1%에서 1.6%로 큰폭 줄었다. 헬스와 수영강습 카드 결제비중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정보기술(IT) 환경 변화에 따른 소비 증가도 두드러졌다. 신용카드로 통신비를 결제한 금액은 지난해부터 매년 30~40%씩 늘고 있다. 전체 카드사용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3.4%에서 2011년 4.9%로 1.5%포인트나 올랐다. 2009년부터 스마트폰 보급이 크게 늘면서 고가의 단말기 구입비용과 통신요금이 늘어난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 지출은 2008년 13만1259원에서 올해 3분기에는 14만1329원으로 커졌다. 각 카드사들이 통신비 자동이체에 대한 할인 마케팅을 펼친 점도 통신비 카드결제 비중을 늘리는 데 한몫했다.

한편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 거주 고객의 카드 사용 명세를 분석한 결과, 강남 3구 주민들은 전국 평균치보다 외식과 여가 지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 업종의 전국 평균 비중은 10.6%로 54개 업종 중 5번째로 높았지만 강남 3구는 13.6%로 1위였다. 해외여행 결제 비중도 강남3구 회원들이 전국 평균 보다 2.3%포인트 높았다.

김철중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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