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지표 끌고 삼성전자 밀고 ‘흑룡증시’ 꿈틀

  • Array
  • 입력 2012년 1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 해외시장 훈풍에 급상승

새해 첫 거래일에 체면치레에 그쳤던 국내 증시가 3일 모처럼 힘을 받았다. 독일 중국 미국 등 해외에서 장을 끌었고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이 큰 삼성전자가 뒤를 받쳤다. ‘흑룡(黑龍) 증시’가 산뜻하게 날기 시작했지만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여전하고 실적 기대감도 떨어지고 있어 당분간 박스권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 독일 고용지표 개선


훈풍은 유럽 중국 미국 등 3대륙에서 동시에 몰려왔다. 홀로 유럽을 지탱하고 있는 독일의 지난해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4를 기록해 전달(47.9)과 시장 예상치(48.1)를 넘었다. 지난해 독일에서 5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고용지표도 개선됐고 민간 소비도 전년보다 1.2% 상승해 최근 10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12월 제조업 PMI도 50.3으로, 시장 예상치인 49.1을 뛰어넘었다. 본격적인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일단 경착륙 우려는 줄어들었다. 미국의 경제지표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6일 발표 예정인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전월 12만 명보다 크게 늘어난 15만5000명으로 예상된다.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과 서비스 지수도 개선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거침없이 오르며 강세장을 뒷받침했다. 3일 110만5000원에 장을 마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67만2000원을 저점으로 5개월도 안 돼 60% 이상 급등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를 뒤따라 LG전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다른 전기전자(IT) 종목들도 업황 개선 기대감 속에 두드러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단기간에 크게 오른 것은 불황 속에서도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스마트폰 등 거의 모든 사업부에서 후발업체들을 완벽하게 따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일 발표되는 4분기 실적 잠정치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증권가는 대체로 4조7000억 원 이상을, 일부 증권사는 5조 원 이상을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낙관적 기대를 갖기는 부족


해외 호재가 끌고 IT가 뒤를 받치고 있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여전히 신중한 반응이다. 유럽 재정위기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데다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시간이 흐를수록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11월 이후 양호한 성과를 거둔 미국 증시는 쇼핑시즌의 마무리와 더불어 경기모멘텀의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기존 주도업종이었던 IT, 경기소비업종의 강세도 함께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말 발표될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는 것도 부담이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낙관적 기대를 갖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공감대가 퍼지면서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고 있다”며 “1,900∼1,950 선까지 오를 수 있지만 추세적으로 오르기에는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시즌이지만 연초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2012년 연간 순이익 전망치가 최근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는 항공, 전자·부품, 상사, 디스플레이 업종에 관심을 두라”고 조언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