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들 “위기극복 해법은 현장에 있다”

  • Array
  • 입력 2012년 1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이건희 10일 美 CES 참석… 구본무 이번주 사업장 방문
정준양-박찬구도 현장 챙겨

세계경제 둔화 우려 속에서도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연초부터 위기 극복을 위한 현장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2일 신년 하례식으로 올해 공식 활동을 시작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71세 생일을 맞는 9일 만찬을 한 뒤 다음 날 자녀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을 대동하고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가 소비자 가전전시회(CES)에 참석한다. 특히 올해는 생일 만찬 초청 대상을 사장단 부부에서 부사장단 부부로 크게 확대했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번 인사에서 역량 있는 핵심 인재들이 부사장단에 많이 배치됐다”며 “위기 속에서도 인재를 폭넓게 키우고, 경쟁력을 높여줄 것을 당부하기 위한 의도 같다”고 말했다. 재계는 “지난해 이 회장의 해외 일정 대부분은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한 것이었지만 올해는 삼성전자의 위상을 강화하는 데 할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일 시무식 직후 계열사 사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신년 경영계획을 논의했다. 지난해 현대건설과 녹십자생명을 인수하고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를 건립하는 등 주요 현안을 마무리한 만큼 연초부터 새로 진용을 갖춘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독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차례 출국해 해외 현장경영을 편 정 회장은 설 이후 본격적인 현장 챙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브라질 등 해외 자원개발 현장을 돌며 적극적인 글로벌 경영을 펼쳤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활동을 자제해 왔지만 3일 새해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린동 본사에서 있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오찬에서 지난해 말 끝났어야 할 주요 경영계획 수립이 늦어진 데 대해 “회사별로 서둘러 마무리해 달라. 투자와 채용을 획기적으로 늘려 글로벌 성공 스토리를 위한 공격적 경영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그동안 직접 챙겨온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비롯해 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인수한 하이닉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새해 첫 주 LG전자 연구개발시설 등 주요 사업장을 방문하고 3차원(3D)TV와 스마트폰, 스마트 가전 등 전략 신제품을 직접 점검한다.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전자 계열사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관련 신제품 개발과 판매에 힘을 실어주려는 포석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에는 2월 충북 오창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공장과 경북 구미 LG전자 태양전지 공장을 시작으로 9차례나 지방 현장을 직접 점검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수익성 제고를 강조한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생산현장 점검이 예년보다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다음 달 초 지난해 실적과 올해 투자계획, 전망을 발표하는 CEO포럼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국제철강협회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3일 울산화학단지 내 자사 공장을 방문하며 현장 챙기기에 나섰다. 금호그룹과 계열분리를 앞둔 시점에서 총수가 직접 현장을 챙기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한편 김중겸 한국전력 사장은 2월 말까지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최대 현안인 전력수요 관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해외 자원개발에 여념이 없는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9일 미국, 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4일 일본 출장길에 오른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