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어윤대 회장 “배당 최대한 많이… 그게 주주에 대한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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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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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금융, 정부 자제 요구에도 고배당 뜻 밝혀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주주 이탈을 막고 자본조달 비용을 낮추려면 많은 배당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주주 이탈을 막고 자본조달 비용을 낮추려면 많은 배당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주주에 대한 도리를 지키기 위해 최대한 많은 배당을 하겠습니다.” KB금융지주 어윤대 회장은 지난해 12월 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떠나는 외국인 주주를 잡으려면 고배당이 불가피하다”며 고배당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이는 최근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 요구와 배치되는 것이다. 지난해 KB금융지주는 2008년 출범 이후 가장 많은 2조5000억∼2조6000억 원대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 회장은 “2009년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적은 411억 원만 배당했기 때문에 올해도 배당을 적게 하면 주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배당을 하지 않아 주가가 떨어지면 자본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외국인 등 많은 주주가 이탈해 KB금융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KB지주의 고배당 방침은 지난해 신한금융지주가 전년보다 7000억 원 정도 많은 3조 원대의 순이익을 거둔 가운데 배당은 전년과 비슷한 5800억 원대만 하겠다고 밝힌 것과 대비된다.

한편 어 회장은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농협금융지주 출범 등으로 올해 은행권 경쟁이 격화될 것이란 전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금융권에 대한 사회 일각의 비판적 시각이 영업에 더 큰 장애물”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경제가 이만큼 성장하는 데 금융권이 큰 기여를 했으며 탐욕집단이라고 매도당할 이유도 전혀 없다고도 했다. 이어 어 회장은 한국 금융이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의 임기가 단임으로 끝나는 일이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은행장이 3년마다 바뀌듯 교체됐다면 삼성전자가 소니를 이길 수 있었겠느냐”며 “워런 버핏이 40년간, 잭 웰치가 17년간 집권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버크셔해서웨이와 제너럴일렉트릭(GE)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 회장은 올해에는 국내외 금융회사 인수합병(M&A) 및 해외 진출에 나서지 않고 ‘젊은 피’를 중용하는 파격 인사를 통해 은행의 보수적 문화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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