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硏 PER 108배… 뜨거운 정치인 테마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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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코스닥 시총 3위에 박근혜 수혜주도 급등세

새해 벽두 주식시장에서 정치인 테마주들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야권 대선후보로 거론되며 지난해 9월부터 급부상한 안철수연구소는 새해 개장 이틀째인 3일에도 급등하면서 장중 한때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3위까지 올라섰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복지정책 수혜주로 꼽히는 주식들도 급등세에 가세했다.

안철수연구소는 3일 장중 한때 16만7000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형성해 시가총액에서 CJ오쇼핑을 제치고 코스닥시장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오후 들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5762억 원으로 4위에 머물렀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는 셀트리온(4조1657억 원), 2위는 다음(1조7097억 원)이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9일 상한가로 마감한 데 이어 새해 들어서도 급등세가 이어져 주가수익비율(PER)이 100배를 넘어섰다. 3일 종가(15만7400원) 기준으로 2010년 실적과 대비한 PER가 무려 108배에 이른다. 단일 종목으로 PER가 100배 넘게 오른 것은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당시의 정보기술(IT) 벤처기업 이후 처음이다. PER는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PER가 높으면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아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과거 코스닥시장에서 시세조종 등으로 이상 급등한 종목에서 PER가 치솟은 적이 있지만 안철수연구소처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 100배가 넘은 사례는 없었다.

한편 박 비대위원장 정책 수혜주로 꼽히는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는 이날 각각 7.34%, 3.6%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 비대위원장의 동생 박지만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EG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정치인 테마주들의 거침없는 급등세에 애널리스트들은 고개를 흔들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는 이미 설명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안철수 원장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안철수연구소가 10배 넘게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가 상승은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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