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재정위기 속에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가 우리나라 기업의 대(對)EU 수출에 큰 도움이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1일 KOTRA에 따르면 한-EU FTA가 발효된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우리나라의 대EU 수출은 209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5.1% 감소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실물경제마저 얼어붙게 만든 때문이었다. 경기 변화에 민감한 선박은 전년 동기대비 48.3% 감소했으며 반도체(45.2%), 무선통신기기(49.1%), 디스플레이(29.8%)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출도 급감했다. 반면 한-EU FTA 수혜 업종인 자동차 수출은 같은 기간 94.2% 늘어났다. 석유제품과 자동차부품 수출도 각각 55.7%, 16%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대EU 수출 감소가 소폭에 그친 것은 이들 품목의 선전 덕분이었다.
EU 17개국 바이어 38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FTA 효과는 뚜렷하게 확인됐다. 우리 제품을 수입하는 바이어 248곳 중 41.9%(104곳)는 FTA 발효 후 수입을 늘리거나 한국으로 수입처를 한정하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다른 EU 국가와 거래하는 바이어의 17%가 거래처를 우리나라로 바꾼 것으로 나타나 FTA 체결로 우리 제품의 경쟁력이 주요 경쟁국에 비해 높아진 점이 확인됐다. 중국과 거래 중인 바이어의 11%, 일본과 거래하는 바이어의 10%도 거래처를 한국으로 바꿨다.
KOTRA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실업률 증가와 경기 회복 지연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며 가격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FTA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우리 제품이 앞으로도 EU 지역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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