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국토부 실장이 앵커로, 사무관은 개그코너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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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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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장이 출연한 ‘모르면 손해 보는 주택토지 뉴스’라는 제목의 UCC. 국토해양부 홈페이지
박상우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장이 출연한 ‘모르면 손해 보는 주택토지 뉴스’라는 제목의 UCC. 국토해양부 홈페이지
27일 오후 국토해양부 홈페이지에 1∼3분짜리 손수제작물(UCC) 동영상 20편이 등장했습니다. 당일 국토부가 발표한 ‘2012년 국토해양 업무계획’을 홍보하는 UCC들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봐왔던 정부의 전시성 정책홍보 동영상과 많이 달랐습니다.

우선 제목부터 튑니다. ‘우리 버스가 달라졌어요’ ‘그 섬에 가고 싶다’ ‘3D 지도 읽어주는 남자’ ‘억울하시죠∼ 대한민국이 풀어드립니다’ 등 유명 TV 프로그램이나 책 제목을 패러디했습니다. 내용도 제목 이상으로 발랄합니다. TV 뉴스 방식으로 정책을 소개한 것부터 콩트를 접목하거나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아이돌 가수들을 등장시킨 동영상도 있습니다.

놀라운 건 등장인물 대부분과 내레이터가 국토부 직원들이라는 겁니다. 국토부 담당 사무관은 물론이고 주요 실·국장이 직접 출연해 앵커와 강연자로 변신했고, TV 프로그램의 개그맨이 돼 유행어를 외치며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를 펼쳤습니다. 아이디어 기획부터 대본·콘티 제작, 연출, 촬영, 편집도 모두 국토부 직원들이 맡았다고 합니다.

‘모르면 손해 보는 주택토지 뉴스’라는 제목의 UCC가 대표적입니다. 박상우 주택토지실장과 김영아 사무관이 뉴스 앵커로, 공경화 정수호 사무관이 기자로 등장해 내년부터 지원이 확대되는 대학생 전용 전세임대주택과 생애최초주택 구입자금 대출에 대해 소개합니다. 박 실장은 뉴스 진행 도중 콜록콜록 기침 연기를 하며 “날씨가 이렇게 추워서 학생들이 공부나 제대로 하겠습니까? 따뜻한 집이 필요합니다”라는 익살스러운 멘트로 웃음을 줍니다. ‘바다는 우리땅’이라는 제목의 UCC에는 임현택 해양영토개발과장이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등장해 내년 독도에 건설되는 종합해양과학기지와 내년 말 착공하는 남극 장보고기지를 소개합니다. ‘국서방 장가보내기’라는 UCC는 서울에서 2시간 떨어진 수도권 외곽에 집을 얻은 사위와 집이 너무 멀어 딸을 줄 수 없다는 설정의 콩트를 통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등의 중요성을 실감나게 알려줍니다.

권병윤 국토부 대변인은 “공급자 위주의 일방적인 홍보에서 벗어나 정책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알리고자 이런 시도를 했다”며 “특히 젊은 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UCC를 활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딱딱한 정책을 친근하게 알릴 수 있도록 신선한 아이디어를 접목한 것은 박수 받을 만한 일입니다. 앞으로 정책을 홍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책을 수립할 때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국민과 소통하는 길이 열렸으면 합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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