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시승기]볼보 ‘뉴V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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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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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핸들링이 주는 부드러운 코너링

‘볼보가 언제 적 볼보인데’ 하는 생각으로 운전석에 앉았다. 그런데 이 차, 생각보다 괜찮다. 스타일 좋고, 잘 나간다. 거기다가 원래 볼보 차들이 그러하듯 안전하기까지 하다. 볼보 뉴 ‘V60’은 달라진 볼보의 모습을 집약해서 보여주는 모델이다.


볼보의 중형 모델 ‘S60’과 베이스가 같은 V60은 왜건 형태다. 하지만 단순히 얌전한 왜건으로 보면 안 된다. 얼핏 보면 쿠페로 보일 만큼 디자인이 역동적이다. 동력성능도 탁월하다. 직렬 5기통, 2.4L의 D5 디젤 엔진은 트윈 터보차저 덕분에 반응이 빠르다. 1500rpm의 낮은 엔진 회전 구간에서부터 44.9kg·m의 최대 토크가 나와서 밟는 대로 치고 나간다. 최고 출력은 215마력으로 액셀을 밟다 보면 어느새 시속 100km를 훌쩍 넘어가 버리곤 한다. 게다가 연료소비효율은 L당 15.3km인 1등급으로 중형 모델로서는 꽤 높은 편이다. 다만 디젤 엔진이다 보니 높지 않은 속도에서도 엔진 소음은 가끔씩 귀에 거슬렸다.

차의 서스펜션과 핸들링은 단단한 편이다. 강한 서스펜션은 코너를 돌 때도 몸을 잡아주는 듯한 느낌이고 핸들링은 코너를 돈 후 의도적으로 풀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묵직했다. 앞바퀴간의 토크 균형을 통해 부드러운 코너링을 돕는 CTC(Corner Traction Control)는 민첩한 코너링을 선사한다. 전륜구동 차량은 코너를 돌 때 언더스티어 현상이 일어나는데, CTC는 시속 40km 이상 주행 때 차량 안쪽 휠에 제동이 걸리는 동시에 바깥쪽 휠에 더 많은 동력을 전달해준다. 겉모습은 왜건인데 운전해 보면 왜건이 아니었다.

하지만 내부는 왜건답게 공간 활용이 용이했다. 트렁크는 작아 보이지만 짐을 실어 보면 여유가 있었다. 보조석과 뒷좌석이 접혀 짐을 유연하게 실을 수 있도록 배려했고 트렁크 바닥 아래 등 차량 곳곳에 추가적인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볼보의 이미지에 맞게 안전을 고려한 요소들도 빠지지 않는다.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가 대표적이다. 시속 30km 이하의 주행 중에 전방 차량과 추돌이 예측되면 운전자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고 그래도 운전자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하여 서는 기능이다. 이 밖에도 접지력 제어 시스템(DSTC), 경추보호시스템(WHIPS) 등 최고 수준의 안전장치가 적용됐다.

가격은 5450만 원. 차는 좋지만 한 단계 위의 브랜드 파워를 가진 BMW나 메르세데스벤츠와 비교해 가격 차가 별로 나지 않는다는 단점은 볼보가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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