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나라밖 고객 모시기’ 맹렬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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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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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쿠폰북 주고 SNS기자단 활용 입소문
면세점, 한중일 3개국 언어로 보도자료 발송… 내수 한계 부딪히자 주변국 관광객에 눈돌려

현대백화점은 이달 초부터 중국인 2명, 일본인 1명, 미국인 1명으로 구성된 외국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자단’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외국인 유학생과 교포로 이뤄진 이들은 현대백화점의 쇼핑 정보는 물론이고 한국 관광 정보 등의 콘텐츠를 페이스북이나 현지 SNS에 올리는 임무를 맡았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초부터 중국 현지의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쓸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올해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한류 관광 덕에 매출 상승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백화점과 면세점 등 국내 유통업계가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홍보 및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 현지 거점 활용해 VIP 공략

롯데백화점은 이달 중순부터 중국의 베이징점과 톈진점의 VIP 1만5000명에게 한국 여행 시 사용 가능한 쿠폰북을 배포할 예정이다. 이 쿠폰북은 내년 3월까지 활용할 수 있으며 각종 할인쿠폰과 프로모션 정보가 수록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2008년 문을 연 베이징점과 올 초 문을 연 톈진점을 통해 현지 VIP 고객 정보를 축적할 수 있었다”며 “내년부터 쿠폰북을 분기마다 중국 고객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또 24억 개의 카드가 발급된 인롄(銀聯)카드 회원 가운데 상위 0.16%(400만 개 카드 대상)에 해당하는 ‘플래티넘 회원’을 대상으로 VIP 마케팅도 실시한다. 플래티넘 회원이 롯데백화점에서 100만 원 이상 물품을 구입하면 구매금액의 5%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선물로 주는 등의 내용으로 내년 1년간 실시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올 7월부터 외국인 멤버십 전용카드 가입 고객이 100만 원 이상 구매하면 구매 금액의 5%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지급하고 있다.

면세점들도 중국 일본 등 주변국 대상의 홍보를 강화하는 추세다. 신라면세점은 올 7월부터 한중일 3개국에서 동시에 홍보를 하고 있다. 뉴스가 있을 때마다 3개 언어로 보도자료를 발송해 현지 언론에 소개되도록 했다. 신라면세점 측은 올해를 기점으로 외국인 고객 수가 내국인을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주변국에 눈을 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은 2009년 문을 연 상하이사무소에 이어 올 2월 베이징에도 홍보 및 마케팅사무소를 추가로 설립했다.

○ 입소문을 노려라

현대백화점이 외국인 기자단을 도입하게 된 것은 젊은 중국, 일본 관광객들이 단체 관광이 아니라 개별 관광을 통해 ‘트렌드 1번지’인 서울 강남을 찾는 비중이 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본점이 있는 압구정동을 중심으로 백화점과 주변 거리 등을 알리는 데 젊은 외국인들을 동원하게 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3월부터 중국 인롄카드, 일본 JCB카드와 연계해 VIP 고객 대상 멤버십 잡지에 회사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또 7월에는 경기 여주와 파주의 프리미엄아웃렛에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의 유명 블로거를 초청하는 등 ‘입소문 마케팅’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들 유통업체가 외국인 고객 잡기에 나선 데는 내수시장의 성장세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한류가 맞물리면서 큰손으로 떠오른 주변국 관광객들은 국내 유통업체에 단비 같은 존재”라며 “내년부터 이들을 모시기 위한 전쟁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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