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도요타, 차 생산 1위 GM에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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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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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태국 홍수로 생산차질… 엔고로 가격 경쟁력까지 잃어
올 738만대 생산… 목표 밑돌아, 폴크스바겐에 2위도 내줄 판

도요타자동차가 올해 세계 자동차메이커 1위(생산대수 기준) 자리에서 밀려났다.

도요타의 올해 생산대수는 약 738만 대(추정)로 당초 목표 760만 대를 채우지 못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대비 절반 이상 줄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미국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세계 1위 자리 탈환이 확실시된다.

2008년 GM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도요타의 올해 예상 실적은 충격적이다. 도요타는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무려 57.3% 감소한 2000억 엔, 순이익도 55.9% 감소한 1800억 엔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8월까지만 해도 영업이익이 4500억 엔 이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3개월 만에 상황이 반전됐다.

도요타의 올해 자동차 생산대수가 738만 대에 그칠 것으로 보임에 따라 GM의 판매실적이 748만 대(10월 말 현재)를 넘어섰음을 감안하면 1위는 이미 결론이 난 셈이다. 이대로라면 10월 말까지 총 680만 대를 판매한 폴크스바겐에 밀려 2위 자리조차 지키기 힘든 상황이 됐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의 도요타 시장 점유율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11월 말 현재 점유율이 작년 동기 대비 2.5% 이상 하락하면서 주가도 올 2월 말 대비 33%나 떨어졌다. 도요타가 이처럼 고전하는 것은 3월 동일본 대지진, 10월 태국 홍수 등으로 부품 공급망이 크게 망가져 생산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엔화 가치까지 급등해 해외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닛산과 혼다의 경우 자국 내 생산이 전체 생산의 3분의 1이지만 도요타는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일본에서 생산하고 있어 엔화 급등의 타격이 더 크다.

저가 자동차인 야리스는 엔-달러 환율이 70엔대로 떨어지면서 팔수록 손해를 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은 “도요타가 글로벌 경쟁사에 막혀 1위의 아성이 허물어지고 있다”며 “일본 자동차 기업의 부품공급망은 거의 복구됐지만 엔고가 지속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수렁에 빠진 일본 자동차기업과 달리 GM과 폴크스바겐 등 경쟁사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올해 들어 9월까지 GM과 폴크스바겐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4%, 94% 늘었고 포드 역시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26.1% 개선됐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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