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ream]아파트 한류, 이젠 신도시 수출시대다

  • 동아일보

동남아권 넘어 아프리카·중동에도 도시 건설
대우·한화·GS·포스코 등 아파트 시공능력 인정



문화 한류, 전자제품 한류에 이어 건설 한류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메이드 바이 코리아’가 붙은 도시 건설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이 축적한 신도시 건설 경험과 첨단 아파트 시공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권에 머물렀던 진출 영역도 알제리와 이라크 등 아프리카와 중동 등지로 확대되는 추세다.

○메이드 바이 코리아 신도시 늘어난다

북아프리카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남쪽으로 250km 떨어진 부그줄 신도시. 알제리 국토개발종합계획에 따라 진행 중인 14개 신도시 중 첫 번째 프로젝트로, 2025년까지 35만 명이 거주할 주택 8만 채가 국내 분당신도시의 약 3배 크기인 6000만 m² 대지 위에 지어진다. 시공사는 대우건설이다. 대우는 부지 조성공사 이외에 50km 길이의 도로, 20km의 상하수도, 전기, 가스, 통신 등의 기반시설을 건설한다. 대우는 부그줄 신도시 이외에도 40억 달러 규모의 부이난 신도시 건설사업도 진행 중이다.

한화건설은 올해 5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 1830만m² 터에 100∼140m²형 주택 10만 채를 짓는 초대형 신도시 사업을 따냈다. 수주 금액은 무려 72억5000만 달러로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에서 수주한 신도시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한화건설은 이 공사에서 설계와 조달, 시공 모두를 책임지는 방식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GS건설은 베트남 경제수도인 남부 호찌민시 주변 냐베 일대에 신도시를 조성할 예정이다. 호찌민 남부 개발 축에 위치한 냐베 신도시는 349만 m² 면적에 6만8000여 명을 수용할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GS건설은 이곳에서 4단계에 걸쳐 빌라와 연립주택 1800채, 아파트와 주상복합 1만5200채, 오피스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는 대우건설이 207만 m² 규모의 떠이호떠이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현재 토지 보상 작업 등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2006년 베트남 최대 국영건설사 비나코넥스와 합작 방식으로 25억 달러를 투자해 베트남 최초의 자립형 신도시 ‘스플랜도라’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스플랜도라를 통해 도시개발사업 분야의 강자로 이름을 세계에 알린 뒤 축적된 노하우로 중국, 아프리카 등지로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 밖에 경남기업은 알제리 시디압델라에서 태영건설 한양 KT 벽산엔지니어링 등과 공동으로 6억5200만 달러 규모의 신도시 기반시설 건립 공사를 벌이고 있고, STX건설은 가나의 주요 10개 도시에서 주택 20만 채와 도시기반시설 등 총 1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신도시는 토털패키지 수출상품

해외신도시 사업은 국내 건설경기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건설사들로서는 ‘신수종(新樹種) 사업’ 분야이다. 국내 인구가 2018년부터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건설사들이 해외신도시에 눈을 돌리게 만든 요인이다.

게다가 해외신도시는 단순히 건축물만 짓는 것이 아니라 토지 매입부터 각종 자재 조달, 주택 분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복합적인 프로젝트로 진행돼 부가가치가 높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해외신도시 개발은 단순히 도로망 상하수도 등과 같은 인프라와 주택을 건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며 “관련 시설을 완공한 이후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운영 관리 등 지속적인 수요 창출이 가능한 복합 수출상품”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해외신도시 수주를 건설업만이 아니라 시스코 히타치 지멘스와 같은 제조업체들이 주도하는 이유다.

정부도 해외신도시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 지원에 나설 태세다.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해외신도시 사업 지원을 위한 범정부 통합기구 설립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토해양부는 직접 해외 현지를 돌며 프로젝트 정보를 수집한 뒤 국내 업체에 소개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해외사업 5개년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민간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아프리카 남부수단 신수도 건설 마스터플랜 수립 사업’ 등과 같은 민관 합동사업을 수립해 건설사에 제안하는 방식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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