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잇단 사망說 작전세력 유포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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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둔 9일 증권가에 온갖 헛소문이 나돌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증권가 메신저를 타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 소문은 SK그룹이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나온 탓에 빠르게 퍼져 나갔다.

검찰은 8일 SK그룹 총수 일가의 선물투자 손실 보전과 비자금 의혹을 조사하려고 SK그룹 지주회사와 주요 계열사 임직원 자택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최 회장 사망설이 퍼지자 증권사와 SK그룹 등에는 확인 전화가 빗발쳤으며 회사 측이 공식 부인하고 나서야 소문이 진정됐다. 이날 검찰 수사 때문에 SK텔레콤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포기할 것이란 얘기도 나돌았다. UBS증권은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를 포기하면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고 실제 SK텔레콤은 전날보다 1500원(0.99%) 오른 15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8일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설에 코스피가 하락하고 환율이 오르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 위원장이 7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조선인민군의 공군 제813군부대를 시찰했다”고 보도함에 따라 사망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증권업계는 잇단 사망설을 의도된 유언비어로 보고 있다.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지수 하락을 노린 세력이 루머를 유포했다는 의혹설이다. 옵션 투자자들은 만기일 주가가 일정 범위에 있을 때 수익을 낼 수 있고 이 가운데는 만기일을 앞두고 주가가 떨어져야 이익을 얻는 투자자들도 있다.

한 옵션투자자는 “과거에는 메신저나 일명 ‘찌라시’로 유언비어를 퍼뜨렸다면 요즘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루머를 만들어낸다”며 “웬만한 투자자들은 속지 않지만 초보 투자자는 루머에 당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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