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경남 거창 진출을 포기했다. 롯데마트는 지역 중소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 지난달 31일 롯데마트 거창점을 짓기 위한 건축허가 신청을 취하했다고 2일 밝혔다. 롯데마트가 입점을 위해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지역상인의 반발로 신청을 취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마트는 거창읍 ‘스카이시티’ 슈퍼마켓 등이 위치한 용지에 입점하기 위해 6월 거창군에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거창시장번영회와 상인연합회 등은 롯데마트가 들어오면 재래시장 상인들이 생존권을 잃게 된다며 반발했다. 이에 거창군의회와 거창군도 중소상인들을 거들고 나섰다.
거창군의회는 6월 지역 영세상인 보호를 위해 롯데마트의 입점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거창군 역시 7월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및 대규모, 준대규모 점포의 등록제한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전통시장 반경 1km 안에 대형마트가 들어서지 못하도록 해 롯데마트의 입점에 제도적으로 방어막을 쳤다. 국회에서 전통상업보존구역(재래시장 또는 전통상업가) 반경 1km 이내에 3000m² 이상 대형마트의 입점을 제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6월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거창군에는 롯데마트가 입점하려던 장소에서 약 800m 떨어진 곳에 전통상권이 형성돼 있다. 여기에 이홍기 거창군수가 롯데마트 사업본부를 직접 찾아가 “유통산업발전법의 제정 취지와 거창군의회의 조례를 설명하고 입점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업계는 롯데마트의 거창 진출 포기가 대형마트의 신규 점포 출점이 더욱 어려워지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9월에는 이마트 역시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역사에 입점하려던 계획을 지역상인 반발 등에 부닥쳐 포기한 바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역 여론과 유통법 취지 등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거창점 출점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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