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못믿는데 어떻게 한나라 뽑아주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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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 직원들, 홍준표 대표 만나 쓴소리 쏟아내

“국민은 금융당국을 못 믿는데 어떻게 한나라당을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선시켜 주겠습니까.”(A은행 과장)

“4년 동안 임금 삭감 반납 동결이 반복돼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죠.”(B은행 차장)

1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를 만난 금융업계 직원들은 단단히 준비해 온 듯 정부여당에 섭섭한 감정을 쏟아냈다. 한나라당은 당 혁신 방안 마련을 위해 전날 20대 대학생들을 만난 데 이어 이날 여의도 금융가를 찾았다.

전날 “소개팅에서 찬 이화여대생 때문에 이대 계집애들을 싫어했다.” “꼴 같지 않은 게 대든다”고 거침없이 말했던 홍 대표는 이날 “오늘은 사고 안 치겠다”며 주로 직장인들의 의견을 들었다.

외환은행의 A 차장은 “저축은행에 대해 금융당국이 과연 적절하게 관리 감독을 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한나라당에 대한 표심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신용보증기금의 직원 B 씨는 금융권 임금 삭감에 대해 “공산주의 정책이 아닌가. ‘금융권은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하지만 어제도 오후 11시 전에 집에 들어간 사람이 없을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인들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에 대해서도 “대주주가 주가조작 범죄를 저질렀는데 처벌은 없고 금융당국은 론스타가 탈출할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해주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홍 대표는 “우리은행은 민영화를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사모펀드나 투기자본에 넘어가선 안 되겠다고 판단해 그것까지는 막아놨다”고 강조했다.

이날 홍 대표는 20, 30대 신입 당직자들과도 오찬모임을 했다. 이 자리에서 한 당직자는 “야권 인사들이 인터넷 토크쇼 ‘나는 꼼수다’에서 막말을 하는 것은 논란이 되지 않는 반면 한나라당에선 논란이 생긴다”며 “이는 젊은이들과 소통이 부족해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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