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집단적 임팩트’로 창조적 자본주의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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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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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부 사회단체 경계 허물고 단발적 파트너십을 확대 발전
섹터간 융합 통한 공유가치 창출… 사회적 임팩트 극대화할 틀 구축

DBR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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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와 종합편성TV 채널A가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 등을 초청해 12월 6일 개최하는 ‘동아비즈니스포럼 2011’의 주제는 공유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이다. CSV는 기업에 수익을 보장해 주면서도 환경보호와 빈부격차 해소, 협력업체와의 상생 등 사회적 이익을 동시에 창출하는 혁신 활동을 의미한다. 도요타가 연료 효율이 높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해 환경에도 기여하면서 동시에 자사 수익도 높인 게 대표적 사례다. (동아비즈니스포럼 세부 내용은 포럼 홈페이지·www.dongaforum.com 참조)

이번 포럼 주제인 CSV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집단적 임팩트(Collective Impact)’ 창출이다. 집단적 임팩트란 기업이 다양한 외부 조직체와의 협력을 통해 사회에 도움을 주며 기업의 수익도 창출하는 것을 뜻한다. 즉, 단발적으로 진행돼 오던 기업과 정부 간 협력, 비영리기구와 기업 간의 느슨한 파트너십을 발전적으로 확대해 정부, 비영리기구, 지역사회, 기업을 강력한 연결 고리로 묶어내 사회적 임팩트(영향)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기업, 정부, 시민단체의 경계를 허물어 창조적 자본주의로 이끄는 집단적 임팩트 창출 방안을 제시한 DBR(동아비즈니스리뷰) 92호(2011년 11월 1일자) 기사를 요약한다.

○ 캘리포니아 주의 실험

2011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기업과 사회의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기업활동 장려 목적의 법안 두 개가 통과돼 눈길을 끌고 있다. 두 법안은 각각 FPC(유연한 목적회사·Flexible Purpose Corporation)와 B Corp(베너핏 회사·Benefit Corporation)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법안은 모두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과 경영 투명성에 대한 의무 사항들을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경영자들은 기업과 사회의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경영 활동을 주주에 대한 책임 범위 안에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B Corp 법안은 기업이 비단 주주의 이익뿐 아니라 강력한 사회적 혹은 환경적 과업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도록 경영자의 책임 범위를 확장했다. 기존 법인 제도에서는 경영진이 회삿돈으로 사회공헌 사업이나 환경보호 활동,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한 활동을 벌여 주주 가치를 침해할 경우 극단적으로는 법률적 책임을 져야 했다. 하지만 B Corp 법안은 경영진의 의사결정 범위를 주주 가치뿐 아니라 임직원을 비롯한 협력업체, 지역사회, 나아가 환경으로까지 확장해 모든 이해 관계자의 가치를 증진할 수 있도록 했다. B Corp 법안은 기업의 경영 투명성 범위와 책임을 확대해 기업이 사회와 환경 이슈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FPC 법안은 기존 영리 법인 제도를 약간 손봄으로써 경영진과 주주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해소하고자 했다. FPC 법안은 2011년 2월 캘리포니아 주 상원의원인 마크 드솔니어의 발의로 입법 과정이 진행돼 현재 주지사가 최종 승인한 상태다. 넓게 보면 주주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 범위를 사회와 환경적 목적으로 확장한다는 차원에서 B Corp 법안과 비슷하지만, 회사 정관에 사회, 환경적 차원의 특수목적사업을 명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B Corp 법안은 제3의 기관에서 제공하는 기준에 따라 회계나 감사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지만 FPC 법안은 연방 증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원칙과 관습에 따라 특수목적사업의 정보나 성과를 포함한 연차 보고서를 작성하면 된다. 향후 캘리포니아에서 어떤 형태의 하이브리드 법인이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집단적 임팩트의 특징

B Corp와 FPC가 기업의 진화 사례로 볼 수 있다면 집단적 임팩트는 다양한 섹터의 조직체들이 하나로 결집해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다. 집단적 임팩트 창출의 한 예로 세계적 초콜릿 회사인 마스(Mars)를 들 수 있다.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 대부분의 코코아 원재료를 공급받는 마스는 지역 정부를 비롯한 비정부기구(NGO), 심지어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는 기업들과 협력해 50만 코코아 농장 가구의 삶을 개선시키는 프로젝트를 펼쳤다. 이 결과 더 나은 영농 기법이 가구들마다 도입돼 코코아 수확량은 단위 면적당 세 배까지 늘어났고 농가 가구의 소득 역시 증가했다. 마스도 안정적으로 좋은 품질의 코코아를 공급받아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집단적 임팩트 창출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참여한 조직 모두 공통의 어젠다를 가져야 한다. 일회적으로 이뤄지는 영리 기업과 비영리 기업 간의 파트너십에서는 양자 간의 어젠다가 다른 경우가 많다. 주거 문제와 사업상 전혀 관계없는 기업이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해비타트를 통한 집짓기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이때 해비타트가 지향하고 있는 ‘적정 주택 확대’와 기업 목표인 ‘이미지 제고’ 간에는 큰 괴리가 있다. 반면 집단적 임팩트 창출에 성공하려면 다자가 모여 공통의 어젠다를 개발하고 이를 성문화해야 한다.

둘째, 공통의 평가 시스템이 필요하다. 공통의 성과 지표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느슨한 파트너십과 집단적 임팩트 추구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셋째, 집단적 임팩트에 참여하는 조직들은 자기 강점을 극대화하는 개별 활동을 펼치되 서로 협력해 공통의 어젠다를 성취해야 한다. 각 개별 활동들은 공통의 성공 지표에 기여해야 하며 성과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피드백도 가능해야 한다. 넷째, 지속적인 의사소통이다. 공통의 어젠다와 성과 지표를 갖게 되면 집단적 임팩트 창출 과정에서 구성원들 간 원활하고 지속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모든 과정을 중앙에서 책임 있게 관리할 수 있는 단일화된 지원 조직이 필요하다.

네슬레나 GE, IBM 등 성공적으로 공유가치를 창출한 선도적 기업들은 이러한 집단적 임팩트 전략을 통해 다양한 조직과 협력하며 사회에 기여하면서 수익성도 높이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궁극적으로 CSV를 기업의 핵심 미션과 가치, 전략과 연계시키고 있다. 이제 많은 한국 기업도 여러 조직과의 협업을 토대로 CSV의 성공 사례를 만들기를 기대한다.

도현명 임팩트 스퀘어 공동대표
박동천 임팩트 스퀘어 공동대표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92호(2011년 11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 해외 M&A 자금 조달 방법

○ 스페셜 리포트


올여름 휠라코리아와 미래에셋사모펀드(PEF)가 이끄는 컨소시엄이 유명 골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아쿠쉬네트’를 인수했다는 뉴스가 화제가 됐다. 이 딜은 국내 기업이 주도한 국가 간 인수합병(Cross-border M&A)이자 국내 PEF의 첫 글로벌 M&A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국내 대표 기관투자가인 산업은행과 국민연금은 물론이고 우리·블랙스톤PEF, 중국계 기관투자가까지 자금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중견 기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국내 사모펀드들과 공동 투자를 하거나 대규모 인수금융을 이끌어내 해외에서 대형 M&A를 성공시킨 것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매우 낯선 일이었다. 국내 기업이 해외 M&A에 나설 때는 자금 조달 이슈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게 부각된다는 점에서 더욱 눈여겨볼 대목이다. 해외 M&A 시 활용 가능한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 혁신하는 소비자를 모셔라

○ MIT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스케이트보드를 처음 발명한 건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스포츠용품 회사가 아니라 평범한 어린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은 롤러스케이트 신발에 붙어 있던 바퀴를 떼어 내 널빤지에 두드려 박아 만든 새로운 놀이기구를 신나게 타고 다녔다. 식기세척기 역시 유명 가전업체가 아니라 평범한 미국 여성 조세핀 코크런이 처음으로 만들었다. 하인들이 손으로 직접 설거지를 하는 도중 자신이 아끼는 비싼 그릇들을 깨뜨리는 걸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던 그는 “아무도 식기세척기를 발명하지 않는다면 내가 하고 말테다”라는 각오로 제품 개발에 돌입했고 1886년 최초의 실용적인 식기세척기를 내놓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소비자는 종종 직접 제품을 개발하는 중추 세력이자 중요한 혁신가로서 기능할 수 있다. 소비자는 기업이 내놓은 제품을 단순히 구입하고 소비할 뿐이라는 시각은 이제 적용되지 않는 시대다. 새로운 혁신 패러다임이 혁신 주도 소비자와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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