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매’라는 특별함을 살린 현대차 ‘제네시스 프라다’의 키 홀더(왼쪽), 기아차의 신형 ‘프라이드’에는 지금껏 찾아보기 힘들었던 개성있는 디자인의 키가 제공된다.
자동차를 사면 딸려오는 것이지만, 자동차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것. 바로 자동차 ‘키(key)’다.
운전자라면 항상 가지고 다니는 이 키는 어느 브랜드의 어떤 차를 타는지 곧바로 알 수 있게 해준다. 거대한 차 크기에 비하면 지극히 작은, 한 손에 들어오는 키에 각 자동차 브랜드가 신경을 쓰는 이유다. 차의 디자인과 기능이 변모하는 것처럼 키의 디자인과 기능 역시 바뀌고 있다. 또 굳이 브랜드 로고를 가리더라도, 어느 브랜드의 키인지 알 수 있도록 개성있게 변화하고 있는 다양한 키를 살펴봤다.
○ 독특함으로 승부한다
(왼쪽부터)현대차 ‘벨로스터’의 키 홀더. 폴크스바겐 ‘투아렉’의 키. 르노삼성차의 스마트 카드 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의 키.
기아자동차가 내놓은 신형 ‘프라이드’의 키는 올해 나온 무수한 신차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혁신적인 키 디자인이다. 옵션으로 ‘버튼 시동 스마트 키’를 선택하면 여느 기아차 모델 키와 똑같은 스마트 키가 2개, 그리고 지금껏 찾아보기 힘들었던, 조그만 원형 모양의 스마트 키 1개 등 총 3개의 스마트 키가 고객에게 제공된다. 핵심은 디자인이 다른 세 번째 스마트 키다.
이 3번째 스마트 키를 보면 ‘조약돌을 형상화했다’는 기아차의 키 디자인 컨셉이 단박에 이해가 간다. 동글동글한 외관에 곡선은 매끄럽게 처리했다. 검은색은 앙증맞은 느낌도 준다. 소형차의 대명사인 프라이드의 전통은 계승하면서도 성능과 디자인은 최근 트렌드에 맞게 확 바꾼 이 차의 컨셉은 ‘당당하고 개성 있는 소형차’다. 이에 맞춰 키 디자인 역시 천편일률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개성이 넘치는 형태로 고안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작고 세련된 디자인의 스마트 키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감성가치를 제공하고자 했다”며 “여기에 조약돌 형태로 디자인한 것은 가지고 다닐 때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차의 컨셉트를 접목시킨 키 디자인은 현대자동차의 ‘벨로스터’와 ‘제네시스 프라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정 판매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차 답게, 키 역시 독특한 장식물을 부착하고 있다. 제네시스 프라다의 경우 프라다 특유의 사파이노 패턴의 가죽 키 홀더가 제공된다.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벨로스터를 구입하면 원색의 스마트 키 홀더가 따라온다. 현대차는 “특별제작한 키 홀더는 ‘한정 소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만 봐도 어느 회사의 제품인지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는 브랜드도 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대표적. 검은색의 스마트 카드 키를 채택한 곳은 국산차, 수입차 가운데 르노삼성차밖에 없다. 2004년 ‘SM7’ 출시에 맞춰 처음 선보인 이 카드 키는 르노삼성차의 전 모델에 적용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카드 키는 인테리어 디자인 담당 부서에서 디자인한 것”이라며 “명함 크기의 카드 형태로 소지의 편리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폴크스바겐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아렉’을 내놓으며 역동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차의 이미지를 키에도 그대로 투영했다.
○ 진화하는 기능
키의 디자인뿐 아니라 기능도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카드 키는 7년 동안 꾸준히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몸에 키를 소지하고 차량의 손잡이를 잡으면 자동으로 잠금장치가 해지되는 ‘매직 핸들’ 기능에 이어 2012년형 ‘SM3’에서는 키를 소지하고 차에서 1∼2m가량 멀어지면 자동으로 잠기는 ‘워크 어웨이 클로징’ 기능까지 추가됐다. 흔히 ‘키리스 고(Keylees Go)’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자동 잠금 해지 기능은 아우디, 렉서스, 캐딜락 등의 브랜드도 채택하고 있다. 또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를 선보이며 스마트 키를 소지하고 차량에 접근하면 퍼들 램프와 앞문 손잡이 램프에 자동으로 불이 들어오고, 아웃사이드 미러가 자동으로 펴지는 ‘웰컴 시스템’을 적용했다.
재규어의 플래그십 세단 ‘올 뉴 XJ’ 운전자라면 스마트 키로 문을 연 뒤 1분 이내에 탑승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잠기는 기능을 경험해 볼 수 있다. 또 위급한 상황에서 스마트 키의 비상 버튼을 3초 이상, 또는 3초 안에 3회 누르면 경적 소리와 함께 비상등이 작동한다.
포드가 ‘올 뉴 포커스’에 적용한 ‘마이 키’ 기능은 운전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특별 제작된 보조키로 시동을 걸면 지정된 최고 속도에 근접할 때마다 경고음이 울린다. 또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고 운전할 때도 마찬가지. 포드코리아는 “운전이 서투른 10대나 난폭운전을 자주 하는 운전자가 안전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차의 특징에 맞는 기능을 갖춘 브랜드도 있다. 고급 SUV의 대명사 랜드로버는 ‘디스커버리 4’ 3.0 모델 이상부터는 방수 기능을 갖춘 스마트 키를 제공한다. 아웃도어 활동이 많은 랜드로버 운전자들을 배려한 부가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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