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롤스로이스와 페라리는 각각 최고급 세단과 스포츠카를 대표하는 자동차업체들이다. 두 업체가 일주일 간격으로 잇따라 국내에서 신차를 발표하고 한국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 두 회사의 임원들은 저마다 “한국 시장이 중요하며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자동차 시장은 럭셔리보다도 한 단계 높은 ‘슈퍼 럭셔리’ 시장으로 진화 중이다. 》
해리스 롤스로이스 아태 총괄
롤스로이스는 지난달 29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고스트 EWB(Extended Wheelbase)’를 발표했다. 최저가 5억3000만 원인 이 차는 4월 중국 상하이모터쇼에서 선을 보였지만 판매를 위한 발표 행사는 한국이 처음이다.
이날 만난 폴 해리스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한국의 최고급 자동차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성장하는 국가이며 가장 열심히 일하는 나라”라며 “부가 계속 창조되고 있기 때문에 고급 차에 대한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들은 이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보다 한 단계 높은 차를 찾고 있어서 롤스로이스와 같은 ‘슈퍼 럭셔리’ 자동차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09년 2대가 팔린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18대가 판매됐고 올해는 8월까지 이미 17대가 팔렸다.
롤스로이스가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롤스로이스 특별행사장에서 선보인 ‘고스트 EWB’. 고스트 EWB는 기존 고스트보다 170mm 더 긴 신형 세단으로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판매 발표 행사를 열었다. 최저가는 5억3000만 원. 롤스로이스 제공 한국에 이 차를 먼저 선보이는 이유에 대해 해리스 총괄은 “고스트 EWB는 일반 고스트보다 170mm가 길어 실내가 넓은데 한국 롤스로이스 고객들은 운전사가 모는 차의 뒷자리에 앉는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총괄은 최근의 유럽 금융 위기가 롤스로이스와 같은 고급 브랜드의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판매가 늦어질 수는 있지만 결국 롤스로이스를 살 사람은 다 살 것”이라며 “경제적인 사정이 인간의 욕망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2700여 대의 차를 판매한 롤스로이스는 전 세계적인 수요 증가에 따라 최근 영국에 있는 굿우드 공장을 확장하고 있다. ▼ “FF, 운전하는 즐거움 커 한국인에 딱” ▼ “한국 사람 페라리 지식에 깜짝”
갈리에라 페라리 수석 부사장페라리 최초의 4륜구동 4인승 모델인 ‘FF(Ferrari Four)’ 발표를 위해 한국을 처음 찾은 엔리코 갈리에라 수석부사장은 한국 사람들의 페라리에 대한 지식에 깜짝 놀랐다. 페라리 이탈리아 본사의 세일즈 마케팅 담당 수석부사장인 그는 페라리 중에서도 최고의 스포츠카로 일컬어지는 ‘엔조 페라리’가 한국에 3대나 있다는 사실에 감명을 받은 듯했다.
5일 FF의 신차 발표회장에서 만난 갈리에라 부사장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은 페라리에 성장의 기회를 주는 곳”이라며 “페라리가 한국에서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으며 FF는 한국 시장에 딱 맞는 차”라고 말했다. 페라리가 스포츠카 라인업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4륜구동이면서 4인승인 차를 내놓은 것은 운전의 즐거움을 주면서도 고객들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실용적인 차를 제공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에는 모두 250여 대의 페라리가 있는데 한국 고객들은 페라리에 대한 지식이 엄청나다”며 “1만 대 규모의 일본에 비해 시장은 작지만 일본과 같은 마니아 시장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은 세계적으로 연 6500대를 판매하는 페라리의 1%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매년 성장하고 있다. 그는 경쟁사와 같이 4도어 모델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만들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러면 페라리의 영혼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갈리에라 부사장은 가장 좋아하는 페라리 모델을 묻는 질문에는 “다음에 나올 모델”이라고 말했다. 항상 새 모델이 제일 좋은 페라리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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