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公 사장―北대표단 동시에 방러… 남-북-러 가스관 급물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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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 실무회담 성사 가능성

남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가스관 사업의 실무 추진을 맡은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북한 원유공업성 대표단이 동시에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남-북-러 3국 실무회담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14일 가스공사와 통일부에 따르면 주강수 가스공사 사장은 이날 오후 러시아사업팀의 주요 실무진과 함께 급작스럽게 러시아로 출국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갑자기 잡힌 일정이어서 해당 부서에서도 오후에 출국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김희영 원유공업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원유공업성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13일 평양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김 단장은 이 사업의 러시아 측 실무자인 알렉산드르 아나넨코프 러시아 가스프롬 부사장을 7월 초 평양에서 만난 바 있다. 아나넨코프 부사장은 지난달 초 러시아에서 가스공사 주 사장과도 면담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러시아에서 남-북-러 가스관 사업을 논의하기 위한 3국 실무회담이 전격 성사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추석을 하루 앞두고 진행한 ‘국민과의 대화’에서 이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생각보다는 빠르게 진전될 것”이라고 밝힌 것도 3국 실무회담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3국 동시 회동이 이번에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럴 만한 논의가 충분히 진전되지도 않은 데다 북측은 정부, 남측은 기업 인사가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이어서 한자리에서 얼굴을 맞댈 상대로도 적절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중재자 역할을 하되 한-러, 북-러의 양자 협의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 사장은 출국 전 북측 인사를 만나기 위한 접촉 신청 절차를 밟지 않았다. 하지만 사후 승인도 받을 수 있어 3자 회담이 이뤄질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가스공사와 가스프롬은 2008년 9월 가스관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이후 기본적인 계획안도 함께 작성했다. 하지만 계획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려면 북한을 방문해 가스관 설치 지역을 면밀히 실사해야 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가스관 통관료에 대한 국제적 스탠더드 수용 여부를 놓고 러시아가 북한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열심히 하고 있으니 지켜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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